이탈리아 은행권 경색 우려 속...피치 등 "기업신용엔 큰 문제 없어"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코로나19 확산이 이탈리아 전역을 강타하며 이탈리아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전날보다 662명 늘어난 8165명으로 80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6153명 증가한 8만539명으로 집계됐다.

빠른 속도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미국시간) "코로나19 확산이 이탈리아 은행권의 건전성 문제를 다시 촉발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로마 베네치아 광장에서 마스크 쓴 사람들. /사진=AP, 뉴시스.
이탈리아 로마 베네치아 광장에서 마스크 쓴 사람들. /사진=AP, 뉴시스.

이 매체에 따르면 이탈리아 은행들은 자국 국채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어 국채금리 상승(국채가격 하락)땐 재무건전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이탈리아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은 135%로 유럽 내 2위여서 구조적으로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기업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높아지면서 은행권 건전성도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FTSE MIB(이탈리아 증시 대표지수) 수익률은 유로존 회원국 대비 부진했다"면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탈리아 시장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이탈리아 관광산업 붕괴가 문제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면서 이탈리아 관광업은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관광산업은 전체 GDP의 13.3%를 차지해 소매업종(14.4%) 다음이지만, 건설(11.4%)이나 헬스케어(11.2%)보다는 비중이 높다.

또한 "이탈리아는 무역 개방도가 전체 GDP의 60%가 넘는 나라여서 각국 정부가 국가 간 물자 이동을 제한할 경우 경제 활동에도 큰 제약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비율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높은 편인 만큼 향후 추가재정정책 집행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피치, S&P, 무디스 등 3대 신용평가기관들은 코로나19 관련 tail risk(잘 일어나지 않지만 발생하면 큰 충격을 주는 리스크) 우려는 존재하지만 기업들의 신용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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