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제유가가 폭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3대 핵심국가간의 이해 조정 움직임이 전무하다.

시추선. /사진=뉴시스.
시추선. /사진=뉴시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30일 오후 5시5분(한국시간) 현재 배럴당 22.85 달러로 전주말보다 8.34% 하락했다. 미국산원유 5월물은 20.34 달러로 5.44% 내려갔다.

이같은 폭락의 지속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항공업을 비롯한 전 세계 모든 분야에서 석유수요가 위축되고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3대 산유국이 이해 조정에 실패해 감산이 아니라 오히려 증산대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 년 간 지속되는 석유의 공급과잉에 이러한 요인들이 더해졌다.

브렌트유가가 배럴당 26.34 달러를 기록한 지난 26일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국제유가가 20%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즈호증권의 폴 생키 이사는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일평균 1억 배럴인 석유수요가 20% 줄어 일평균 2000만 배럴의 공급과잉을 초래하면 석유생산업자들이 저장 한계에 도달하게 되고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비용을 감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와 이달 말까지의 감산합의를 연장 확대하는데 실패하자 대규모 증산방침을 밝혀 국제유가 폭락을 더욱 거세게 만들었다.

러시아는 다른 산유국이 새롭게 감산에 동참하면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감산이 미국의 셰일업자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으로부터 국제유가 안정에 나설 것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의 산유국 회담이 결렬된 데 대한 실망감에 따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관계자는 미국의 높아지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난 27일 러시아와 진행 중인 협의는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에 대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에 미국도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응하기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와의 협의로 증산 자제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주요 산유국들이 모두 소극적 자세를 지속하는 것은 산유국 합의만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을 해결할 수 없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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