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경상수지 흑자로 선진국 자산 매입... 선진국 저금리 심화"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금융연구원이 미국 등 선진국의 마이너스 금리와 제로금리 등 초저금리 현상의 원인에 대해 한국과 같은 신흥국이 수출을 통해 번 돈을 선진국 금융자산에 쏟아 붓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본지가 '10년 후 한국 경제는?' 시리즈를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내용과 일치한다.

금융연구원의 임진 연구위원은 5일자 금융브리프 금주의 논단에서 "글로벌 저금리 현상이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전 세계적인 완화적 통화정책에 의해 나타났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저축과잉, 설비투자 감소, 인구증가율 하락 등이 기저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수출 컨테이너. /사진=뉴시스.
수출 컨테이너. /사진=뉴시스.

임 연구위원은 글로벌 저축과잉에 대해 "글로벌 금융시장 통합 및 무역 불균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한국과 같은 신흥국은 "자국통화가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외환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비축하려는 성향"을 갖는다. 외환보유액을 비축하려면 달러 또는 유로와 같은 기축통화나 미국과 독일 등의 국채를 매입한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경상수지 흑자국을 전환됐는데 이 흑자를 이용해 선진국 국채를 매입한다. 신흥국들의 이같은 행태로 선진국 국채가격이 더욱 상승하면서 저금리가 심화된다.

본지와 최공필 박사는 '10년 후 한국 경제는?' 시리즈를 통해 수출로 번 돈이 국내 양극화해소가 아닌 선진국 자산 매입으로 소모되는 현상을 막는 방법으로 국경간 담보 활성화를 통해 한국 국채의 유동성을 해외에서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신흥국에서는 저축률이 높은 30~50대 연령층의 비중이 높은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률이 높다.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세계경제에서 신흥국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그에 따라 세계 저축률도 상승한다.

한국은 신흥국에 속하고 있어서 미국과 일본 등의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받지는 못하지만 저금리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채가 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고 임진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한국은 신용등급에 있어서 일본보다 높을 정도로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동일한 신용등급 내에서는 한국 국채의 수익률이 높다. 준 안전자산이면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외국 채권투자자들이 한국국채 매입을 확대하면서 저금리 요인이 된다.

임진 연구위원은 저금리 시대에는 "가계 및 기업부채가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이들의 과다차입을 억제하고 취약층의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이도록 선제적으로 정책대응하면서 워크아웃 제도개선으로 기업구조조정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시장 거시건전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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