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업보험 청구 폭증, 유가 폭락에도 연준의 대규모 부양책에 뉴욕증시는 상승
산유국 감산 미흡 및 유가 폭락으로 에너지 섹터는 하락...미국증시 상승폭 제한

뉴욕증시 스크린에 표시된 쉐브론 로고. /사진=AP, 뉴시스.
뉴욕증시 스크린에 표시된 쉐브론 로고.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9일(미국시간)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대규모 부양 패키지를 발표했지만 주가 오름폭이 아주 크지는 않았다. 유가 폭락, 美 실업수당 청구 폭증 등 대형 악재도 함께 불거진 탓이다. 특히 장중 한때 급등하던 뉴욕증시가 유가 폭락 여파로 상승폭이 작아진 하루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3719.37로 285.80포인트(1.22%)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789.82로 39.84포인트(1.45%)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153.58로 62.67포인트(0.77%) 높아졌다.

3대 지수 외에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1246.73으로 55.06포인트(4.62%)나 뛰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3월10일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진단했다. 이 방송은 아울러 "S&P500 지수는 1974년 이후 최고의 한주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준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2조30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부양패키지를 발표했다. 연준은 이 돈으로 기업 및 지방정부 등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러셀2000 지수의 폭등이 눈길을 끄는 등 연준의 부양책은 증시에 큰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대형 악재도 불거졌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무려 660만 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석유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는 "이날 열린 산유국 회의에서는 하루 평균 10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지만 하루 원유수요 위축 규모가 3000만 배럴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감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산 유가가 폭락하며 미국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시각 오후 3시24분 기준 5월물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배럴당 23.32 달러로 무려 7.05%나 폭락했다.

CNBC는 이날 "연준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 속에 유가 폭락, 실업보험 청구자 폭증 등이 증시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특히 유가 폭락이 증시 열기를 일부 식히는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한국시각 10일 새벽 3시6분 기준으로 다우존스(+1.55%) S&P(+1.56%) 나스닥(+0.68%) 등 뉴욕증시가 활기찬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마감 지수는 다우존스 지수가 1.22% 상승, S&P500은 1.45% 상승 등으로 장중 대비 상승폭을 줄이는 양상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이나 마감지수나 소폭 상승에 그쳤다. 유가 폭락 속에 미국증시 마감 1시간 4분 전(한국시각 10일 새벽 3시56분)엔 나스닥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등 3대 지수가 혼조세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증시 S&P500 지수군 내 섹터별 주가 흐름을 보면 유가 폭락 속에 에너지 섹터의 주가가 1.08% 하락하며 증시 상승폭을 제한했다. 주요 에너지 종목 중에선 시가총액 비중이 큰 엑손모빌(-1.64%) 쉐브론(-1.94%) 코노코필립스(-2.66%) 등의 주가가 모두 하락하면서 시장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별 주가 흐름을 보면 금융(+5.17%) 부동산(+5.13%) 유틸리티(+4.73%) 자재(+4.23%) 섹터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에너지(-1.08%) 테크놀로지(+0.02%) 헬스케어(+0.54%) 커뮤니케이션서비스(+0.68%) 섹터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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