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결정, 5월 이후 경제재개"와 함께 저유가 선호에서 물러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주요 산유국의 감산을 주도한 미국이지만 과연 미국도 실질적인 감산에 동참할 것이냐는 이번 감산의 효과 지속에서 중요한 요소다.

미국은 아직 정책차원의 감산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런 정책을 취할 경우 가격담합을 금지하는 법에 어긋나는 문제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미 미국 석유기업들이 생산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이것은 저유가에 따른 석유 생산업자의 당연한 반응이다. 향후 유가가 반등한다면 다른 산유국들이 감산합의를 지키고 있는데 미국만 다시 증산에 나설 수 있다.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들이 우려하는 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한 가지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것은 분명하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부동산 사업가로 경제일선에서 평생을 보내다 대통령이 된 그는 '기름값은 쌀수록 좋다'는 기업인 특유의 정서를 대통령 취임 후에도 갖고 있었다. 그의 이런 생각은 미국을 2018년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만들었다.

그런 트럼프 대통령이 블룸버그에 따르면 "30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유가를 올리려는 미국 대통령"이 됐다.

국제유가에 대한 그의 변화는 가장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에 일어났다고 뉴욕타임스는 13일(미국시간) 전했다. 가장 중대한 결정이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타격을 입고 폐쇄된 미국 경제를 오는 30일 이후 재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인들을 집에 머물도록 하는 현재의 방침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것이 아니고 주지사들의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를 통해 엇갈리는 의견을 접했다고 전했다. 보건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방침의 완화를 반대했다. 재계의 친구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만 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만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견들 사이에 고민하면서 마침내 5월 이후 그는 미국 경제 재가동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을 내려야 했고 신에게 이 결정이 올바른 것이기를 기도했다"며 "지금까지 내가 내린 결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국제유가에 대한 그의 호불호도 뒤바뀌기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준 '기업인 친구들'은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뱃,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언, 블랙스톤의 스티브 슈워즈먼, 투자자인 폴 튜더 존스와 넬슨 펠츠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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