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산유국들의 감산합의가 가져올 국제유가 안정 효과에 대해 석유시장 전문가들의 회의적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는 이번 감산이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한계 가운데 하나가 1945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관계 탄생에 비롯됐다고 전했다.

오일프라이스의 13일(현지시간) 기사에 따르면 194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개국국왕인 압둘라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미국 순양함 퀸즈호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의길의 '중동대전 70년'에 따르면 당시 압둘라지즈 국왕은 퀸즈호로 양떼를 몰고 와 배에서 도축하며 루스벨트 대통령의 점심으로 대접했다. 압둘라지즈 국왕은 살만 국왕의 아버지이며 현재 국정을 총괄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할아버지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압둘라지즈 국왕의 전통적 예법과 카리스마에 호감을 표시하며 3일 동안 그를 만났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제32대 미국 대통령과 압둘라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개국국왕. /사진=위키피디어 퍼블릭도메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제32대 미국 대통령과 압둘라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개국국왕. /사진=위키피디어 퍼블릭도메인.

오일프라이스는 이 만남에서 두 가지 커다란 약속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가 존재하는 한 미국이 필요로 하는 석유를 제공하고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드 왕실을 보호하는 것이다. 2014년 미국 셰일업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이 약속이 일부 수정되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내용은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는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가 본질적으로 미국 셰일업의 성장을 막을 수 없게 돼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런 사실을 망각한다고 판단되면 "미군의 도움이 없다면 왕실은 2주 내에 권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오일프라이스는 전했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이 석유와 국제유가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반이 된다.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와 달리 미국에 대해 여타 산유국 감산에 따른 효과 독식을 막기 힘들게 한다.

오일프라이스는 또 970만 배럴 감산 합의가 실질적 생산량 기준이 아니라 생산 상한을 기준으로 정한 것이어서 실제 석유공급 감소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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