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공필 박사, 본지 주최 온라인 세미나서 '한국 국채 해외 담보 활성화 필요성' 강조
최 박사 "한국이 아시아 금융 허브 이끌면서 한국 국채 해외 활용성 높여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이 해마다 수백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경제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신흥국으로 분류되고 있어서 대외신인도를 위해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나 국채를 매입해 외환보유액을 크게 유지해야 한다. 수출해서 번 돈을 미국채권 매입 등으로 다시 해외에 환원시켜야 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한국 국채가 해외에서도 담보로 활용될 정도로 유동화 수준이 높아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국 국채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높다. 그러나 국내 제도적 제한으로 인해 해외 시장에서 담보로 활용될 길이 막혀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초빙연구위원인 최공필 박사는 23일 '창간 8주년 기념 초이스경제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서 한국국채의 국경간 담보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화 정리 모습. /사진=뉴시스
원화 정리 모습. /사진=뉴시스

최 박사는 "한국 국채가 세계에서 5대 우량 채권으로 평가될 만큼 신용도가 높다"며 "그러나 외환과 세금 등에 관한 국내 규정의 규제로 인해 외국인들이 한국채권을 해외에서 담보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담보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것은 한국 채권을 현지 은행에 담보로 맡겨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미국이나 유로존, 일본 등의 채권에 비해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최공필 박사는 국채의 활용도가 떨어지니 신용도가 높아도 안전자산으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박사는 이같은 현상의 근본원인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지나치게 미국과 유럽 중심주의에 묶여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이나 유럽의 통화나 이들 지역에서 발행되는 채권만 투자가 적합하다는 사고방식에 아시아국가들 스스로 묶여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서 비교적 금융수준이 높은 한국과 말레이시아 등의 나라들부터 협력체제를 만들어서 아시아 자산도 우량담보로 국제적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최 박사는 서구 중심의 금융이 안고 있는 모순의 근거로 마이너스 금리를 제시했다. 그는 특히 "경제위기로 2015년 세계경제 불안을 초래했던 그리스가 지난해 10월 마이너스 금리로 채권을 발행한 것은 현재 국제금융체계의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공필 박사는 "아시아 자체의 금융결제기구를 만들고 한국이 아시아 금융허브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지역에서 금융수준이 높고 개방된 정치체제를 갖춘 곳이 금융허브를 이끌어야 한다"며 "그런 기준에 적합한 곳이 한국"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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