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당국, 엄중 조치 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
사퇴만으로 끝날 일 아냐...늑장 사퇴한 이유도 제대로 규명해야

지난 23일 사퇴 기자회견하는 오거돈 부산시장. /사진=뉴시스.
지난 23일 사퇴 기자회견하는 오거돈 부산시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코로나19 여파로 온 나라가 비상이다. 나라와 지역, 그리고 가계 경제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 생명과 안위가 위협받는다. 각 지자체도 초비상이다.

지금 한국의 의료계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한명의 코로나 환자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의료인이 많다. 전 국민들 또한 가슴 조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수많은 지자체 공무원들 또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뭔가. 전시상황이나 다름없는 중대 상황에 성추행이라니, 그게 말이 되는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총선 전에 성추행이 발생했는데, 이제서야 사퇴했다고 한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해서 물러난다고 스스로 시인했다. 그런데 성추행 후 한참이나 지난 이제야 죄를 시인하고 사퇴하는 건 또 뭔가. 그토록 큰 잘못을 했으면 자신을 시장으로 당선시켜 준 부산 시민들 앞에 무릎 꿇고 즉각 사죄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도의 아닌가.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분노가 치민다.

그렇잖아도 성범죄 문제가 심각한 요즘이다. 나라와 지자체 등이 모두 나서 성범죄를 뿌리 뽑아야 하는 중대 국면이다. 하지만 여성과 시민의 안전을 앞장서 지키고 보호해야 할 거대 시의 시장이 그것도 시장실에서 공무원을 불러 용서받지 못할 추악한 행위를 저지른 것은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안전해야 할 시장 집무실을 공포의 장소로 전락시키면 어쩌자는 건가. 

게다가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이 성범죄로 물러난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물러났을 때 국민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일어나선 안 될 일이 또 터졌다. 그것도 전 국민이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장수처럼 지휘해야 할 사람은 엉뚱한 일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여당 소속의 시장이 말이다. 더욱 배신감이 든다.

관계 당국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한 치도 틀리지 않게 제대로 규명해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관계당국마저 향후 제대로된 진상 규명 및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민심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못지 않게 국민을 위협하는 것이 국민에게 해를 가하는 공직자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늑장 사퇴 여부도 제대로 규명해야 할 것이다. 사퇴한다고 다 끝나는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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