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위기는 2분기부터...장기전 대비해야...돈 투입도 완급조절 필요
-포퓰리즘 배격하고...돈은 꼭 필요한 곳 위주로 선택과 집중해야
-돈 투입 못지않게 기존 논란 많았던 정책들 과감히 수정, 전환해야
-한시적으로라도 기업 발목잡는 규제 과감히 풀 것 있으면 풀어야

마스크 착용한 서울 시민. /사진=뉴시스
마스크 착용한 서울 시민.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한국,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1분기 실적을 속속 내놓고 있다. 1분기 실적은 생각보다는 양호한 곳들이 많았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1분기는 코로나 쇼크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코로나 쇼크는 2분기 실적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쇼크가 본격 나타난 게 3월 중순 이후부터라는 것이다.

이는 뭘 말하는가. 코로나발 경제 쇼크는 앞으로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의 코로나 확산은 확 줄었지만 글로벌 경제의 중심국인 미국의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비명 국면' 이다. 다른 곳들은 미국보다 덜하지만 백신이 개발되지 못한 상황에서 방심하면 언제 또 들불처럼 다시 번질지 모를 상황이다.

1분기 말부터 본격화한 코로나의 경제 직격탄은 2분기 이후를 공포 속으로 몰아갈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에선 최근 인텔, IBM 등이 실적을 내놨다. 인텔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3%나 증가하면서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인텔조차도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올해 실적 가이던스(전망)를 내놓지 않겠다"고 했다. IBM은 "1분기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악화됐다"고 했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더욱 불투명해져 역시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1분기엔 생각보다 좋은 실적을 올렸다고 증권사들은 평가했다. 하지만 2분기 부터가 문제라고 했다. 신한금융그룹은 1분기에 9000억원 넘는 순익을 올리는 등 작년 1분기 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신한금융그룹은 "1분기엔 코로나 쇼크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신한금융은 그러나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할 것인 만큼 강력한 리스크 관리와 기초체력 관리 등을 통해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가며 위기를 극복해 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 뉴욕 거리의 한산한 모습. /사진=AP, 뉴시스.
미국 뉴욕 거리의 한산한 모습. /사진=AP, 뉴시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 쇼크는 경제 상황을 처참하게 무너뜨리고 있다. 많은 글로벌 공급 체인을 망가뜨렸다. 미국 노동부와 CNBC 등은 "미국에서는 최근 5주간 2650만명의 실직자를 유발 시켰다"고 전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의 실직자가 5000만명까지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참혹한 전망마저 나온다. 한국에서도 3월에만 일자리가 20만개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최근 월간 50만개 이상 늘던 일자리가 20만개 줄었으니 실제로는 70만개 감소 효과가 있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한국에서는 일시 휴직을 포함해 330 만명이 코로나 등으로 일자리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들이 있었다.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한다.

코로나 여파는 많은 경제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고 앞날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비장함이 필요한 시기다. 특단의 비상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장기전에도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코로나가 잡히더라도 대유행이 다시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국내외 방역당국은 밝히고 있다. 백신 개발은 아직 멀었다는 의견이 많다. 그럼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되고 있다. 

과감하되 정교한 경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사람이 이럴 땐 과감한 돈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맞는 얘기다. 정책은 실기하면 안된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게 있다. 돈을 잘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선택과 집중을 잘해야 한다. 코로나 때문이 아닌 이유로 어려워진 기업이나 경제주체까지 마구잡이 지원해선 안된다. 코로나 이전에도 한계기업이 많았다. 좀비기업도 많았다. 그들마저 코로나 특별 지원에 얹혀 가선 안된다.  

포퓰리즘이 판쳐서도 안된다. 무조건 돈만 푸는 정책은 안된다. 그럴 돈도 없다. 이미 현 정부는 출범이후 추경에 추경을 거듭했다. 슈퍼 예산도 실행 중이다. 거기에다 계속 추경, 또 추경을 거듭한다면 큰일이다. 그래서 돈 투입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코로나 때문에 일시적으로 어려워진 업종, 기업, 그리고 실직자 위주로 집중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게다가 코로나 경제 정책은 돈이 다가 되어서도 안된다. 각종 규제도 한시적으로 확 완화할 필요성이 있는지도 신속히 검토해야 한다. 기존에 논란이 일었던 정책들은 다시 수정하는 등 정책 대전환도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 우선 살아야 한다. 돈만 쓰고 보자는 주먹구구식 대책이나 두루 뭉실한 대책은 금물이다. 어떤 경제 정책을 내놓을 땐 재원확보 정책도 함께 내놔야 한다. 코로나 이후의 경제 대책도 아울러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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