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제프리 케인의 '삼성 라이징'에 대한 비평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언론인 제프리 케인의 저서 '삼성 라이징(Samsung Rising)'은 외신에서 대체적으로 삼성에 대한 비판적 접근으로 소개되고 있다. 긍정보다는 비판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은 이 책 제목조차 한글로 번역돼 전하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엿보인다. 삼성의 분위기도 이 책이 거론되는 자체가 상쾌하지는 않은 듯하다.

영국의 주간시사전문매체 이코노미스트는 2일자 기사에서 '삼성 라이징'과 관련한 삼성의 경영방식을 논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책의 저자에 대해 한 때 자신들의 기고자였다고 소개하고 "그가 건너뛰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단점들을 그처럼 많이 갖고 있는 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느냐다"라고 평했다.

케인은 '삼성 라이징'에서 1980년대 초 총수일가가 삼성의 메모리 기술자들에게 쌀쌀한 3월 야간행군과 16시간 노동을 시키고 1995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불량제품에 대한 직원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5000만 달러에 달하는 14만 개의 제품을 파괴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앞줄 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앞줄 오른쪽)의 2014년 모습. /사진=뉴시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앞줄 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앞줄 오른쪽)의 2014년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노미스트는 "케인은 최고경영진들이 쏟아낸 셀 수도 없는 욕설을 소개하고 있는데, 여전히 삼성전자는 한국의 가장 선망되는 직장이고 우수한 졸업생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쌀쌀한 3월의 행군을 한 지 수 년 만에 삼성전자의 반도체는 일본의 거대 경쟁자들을 따라잡았고 첫 번째 스마트폰을 만든 지 2년 후인 2011년에는 갤럭시가 애플의 아이폰을 판매량에서 앞섰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적 있는 투자전문가 마크 뉴먼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삼성그룹 총수일가에 대해 이들의 흠집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신뢰에 비밀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국내외 경영환경이 호전되지 않고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등 총수일가도 고난을 안고 있어서 커다란 전략적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세습 기업들처럼 삼성 역시 전문경영인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 할 것이며 지금이 시작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강조하고 "(총수일가에 대한) 신화가 사라지게 할 수는 있지만 특유의 마법을 굳이 지울 필요는 없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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