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상업용부동산의 실적이 악화돼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금융연구원이 10일 강조했다.

금융연구원의 김현태 연구위원은 이날자 금융브리프 금융포커스를 통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수익률이 완만하게 하락하는 추세 속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침체위험이 점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뉴욕 시내 전경. /사진=AP, 뉴시스.
미국 뉴욕 시내 전경. /사진=AP, 뉴시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2010~2016년 연평균 10%의 가격상승률을 보였지만 2016년 이후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는 기업이익 정체에 따라 수요가 부진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또 "미국 상장기업의 전망이 지난해 상반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기업이익을 더욱 위축시킬 경우 상업용 부동산시장 정체가 더욱 장기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17년 이후 미국기업의 레버리지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고 있으며 이자보상배율 1이하 한계기업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실적이 크게 악화될 경우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악화되며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금융기업 신용은 2019년 3분기 현재 약 75%로 사상 최대수준이다. 2008년 위기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는 가계부문 신용과 대조적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밝혔다. 이와 함께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 1이하 한계기업 비중이 2012년 이후 높아져 2019년에는 35%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김 연구위원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연체율은 1% 이하로 안정적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1990~1991년 불황기에는 10% 이상, 2008년 금융위기 때는 9%에 가까운 수준으로 상승했었다"며 "경기하강이 본격화할 경우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미주지역 엑스포저 및 메자닌 펀드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후순위 상품을 중심으로 투자현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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