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은 마이너스 금리 일축하고 산통까지 깼는데, 트럼프는 이례적으로 파월 격찬
트럼프 "파월은 나의 '가장 향상된 선수'다"... "마이너스 금리 이견은 여전"
3월 파월의 연준이 과감한 금리인하 및 경기부양 한데 따른 고마움 남았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처럼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기를 원한다.

파월 의장은 13일(미국시간) 연설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일축했을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냉동시키는 발언을 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진정돼도 경제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영향으로 다우존스 지수가 2.17% 하락했다.

기대에 부응하기커녕 오히려 산통을 다 깼으니 또 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게 격분하기 충분한 일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상당히 의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미국시사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에 대해 "행정부에서 가장 향상된 선수(MIP)"라고 평했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이견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MIP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올해의 재기선수(Comeback Player of the Year)'와 비슷한 개념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내셔널리그에서 이 상을 탄 선수는 애틀랜타브레이브스의 조시 도널슨이다. 그는 클리블랜드인디언스에서 2018년 60타석에 나와 14개 안타, 3홈런을 치는데 그쳤지만 2019년 팀을 옮긴 후에는 659타석 142안타, 37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 틈만 나면 "파월 의장을 해고할 힘이 있다"고 밝히거나 그를 Fed 의장이 아닌 Fed 이사로의 강등을 시도한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마이너스 금리를 거부한데 대해서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관대함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Fed의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깊은 감명을 줘서 아직도 그 효과가 남아있는 듯하다. Fed는 3월3일과 15일 두 차례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1.5%포인트의 금리를 낮춰 제로금리로 복귀했다. 이밖에도 회사채를 투기등급까지 매수하는 등 전례없는 경제 부양조치를 취하고 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사항보다 Fed가 투기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 매입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