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대형 악재와 대형 호재 동시에 불거지며 충돌
투자자들 "불안과 안도감 동시에 표출"...아직 시장 낙관 일러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4일(미국시간) 뉴욕시장의 상황은 상당히 변덕스러웠다. 미국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막판에 껑충 뛰었다. 위험자산을 대표하는 미국증시가 결국 급등 마감했지만 안전자산을 상징하는 금값도 함께 치솟았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선호 흐름이 나타나면서 안전통화를 대표하는 엔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하락했다. 대형 호재와 대형 악재가 충돌하면서 뉴욕시장은 '불안과 안도'를 동시에 표출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다우존스(+1.62%) S&P500(+1.15%) 나스닥(+0.91%)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껑충 올랐다. 그러나 장중 흐름은 불규칙했다. 3대 지수가 하락세와 혼조세를 넘나들다 장 막판에야 급등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의 스윙 폭이 무려 780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장중 진폭이 컸다고 이 방송은 강조했다.

위험자산인 미국증시가 껑충 뛰었지만 이날 안전자산을 상징하는 금값도 크게 치솟았다. 이날 6월물 국제 금값은 온스당 1739.20 달러로 무려 1.33% 나 올랐다고 CNBC는 밝혔다. 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10년물 국채가격도 상승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0.06% 상승한 가운데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0.26% 하락했다고 CNBC는 집계했다.

이날 위험자산인 미국증시가 불규칙한 흐름을 보이다가 막판에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한편으론 안도했다. 투자자들은 그러면서도 금 등 안전자산 선호흐름도 함께 표출했다. 코로나19사태이후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 마다 나타나는 달러선호 흐름이 이날 일부 고개를 들었다. 시장 상황은 들쭉날쭉이었다.

왜 이런 흐름이 나타난 것일까. 대형 호재와 대형 악재가 충돌한 데 따른 것이다.

골드바 모습. /사진=뉴시스
골드바 모습. /사진=뉴시스

실제로 CNBC에 의하면 이날 뉴욕에서는 두 가지 커다란 악재가 부각됐다.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폭스뉴스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과 친하지만 무역협상 재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과 대화할 생각도 없다"면서 "(코로나19를 유발시킨)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위협으로 인식됐다고 CNBC는 전했다. 또한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무려 298만1000건에 달했다. 이는 전주 대비 19만5000건 줄어든 것이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망치(270만건)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CNBC는 "미국에서 끔찍한 실업공포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CNBC는 하지만 이날 미국산 6월물 유가가 배럴당 27.59 달러로 9.09%나 치솟으면서 4월9일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른 점,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디지털 뱅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추락을 거듭했던 금융주들이 급등한 점 등은 대형호재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증시 막판 급반등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렇듯 이날 뉴욕에선 대형 불안 요인과 안도 요인이 함께 불거졌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모두 오르면서 시장에선 불안과 안도가 동시에 표출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뉴욕시장이 맘놓고 투자할 상황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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