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장에서 설자리 잃자 공무원 시험에 대거 쏠리는 현상 야기

고교 문과생이 이과생에 비해 대입 입학은 물론 취업에도 애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과계열 학생들의 대입경쟁률은 이과 학생들보다 1.4배 높았으며 취업률도 인문계열과 이과계열이 최대 23%의 차이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실제로 대졸 취업자들이 선호하는 4대기업에서도 이과계열 학생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인문계열 학생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능 응시생 문이과 학생수 및 4년제 대학정원·취업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문과 학생들의 대입경쟁률은 이과 학생들보다 1.4배 더 높았다.

문과 계열은 응시생 33만7134명, 대학정원 15만4277명으로 2.19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이과계열은 응시생 23만5946명, 대학정원 15만480명으로 1.57대 1을 기록했다.

반면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을 기준으로 한 문과 학생들의 취업률은 이과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최대 23.6%까지 차이가 났다.

인문계열은 47.8%, 사회계열은 53.7%, 교육계열은 47.5%의 취업률을 각각 보인 반면 이과계열에 해당하는 공학계열은 67.4%, 자연계열은 52.5%, 의약계열은 71.1%로 높게 나타났다.

신학용 의원은 "일선 학교에서 인문계는 진학이 어렵고 취업도 안 된다는 속설이 통계적으로 검증됐다"며 "인문계의 약세가 국가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현대자동차·SK·LG그룹에서는 인문계 출신 기피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중앙일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인문계 출신의 취업경쟁률은 이공계에 비해 9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대졸공채 지원자 총 10만3000명 중 인문·이공계 비율이 6:4정도로 이공계 출신이 더 많았다. 그러나 대졸 신입사원 약 5500명 중 85%는 이공계가 차지했다. 결국 인문계 출신의 입사 경쟁률은 약 75대 1로 이공계 8.8대 1의 9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LG그룹 3사(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의 인문·이공계 비중도 2대 8에 달하는 등 사정은 비슷했다.

이같이 대표기업들이 이공계 학생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국내 산업이 수출 위주의 제조업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기술개발이 강조되는 만큼 관련 전공인 학생들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인문계열 중에서도 상경계열을 함께 전공해야 채용조건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금융권 쪽에서도 이공계 학생들의 채용을 늘리고 있어 정통 인문계 학생들의 경우 취업문이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찌감치 취업을 선택한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은 상경계열 복수전공이 필수라고 말한다. 이같은 현상이 반영돼 경영·경제 관련 수업은 항상 수강신청 1순위에 오른다. 또한 기업 채용시장에서 설자리를 잃은 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다음달 치러질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인원은 무려 19만명에 이르고 있다.

공무원 시험의 경우도 폭발적인 경쟁률을 보이며 합격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지만 한번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경우엔 취업준비로 전환하는 게 쉽지않다. 인문계열의 취업장벽이 높다보니 일찍 취업을 준비한 경쟁자들이 각종 공모전과 외국어 점수, 학점등을 완벽하게 쌓아온 탓이다. 이 때문에 인문계열의 청년실업 문제는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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