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지나친 저금리는 오히려 대출을 축소시키고 금리를 인상한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금융연구원이 21일 지적했다.

오태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자 금융브리프 금융포커스에서 마이너스 금리뿐만 아니라 지나친 금리인하 역시 이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로 내려 또 다시 사상 최저금리를 기록한 가운데 국책연구원이 이같이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로 낮췄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로 낮췄다. /사진=뉴시스.

오태록 연구위원은 지나친 금리인하의 부작용인 '금리효과의 반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리효과의 반전이란 금리가 너무 낮아져 은행 수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경우 자금중개와 신용창출 기능이 위축돼 오히려 금리를 올렸을 때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 현상이다.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억제하는 것이다.

특히 마이너스금리는 은행간 단기시장금리와 당좌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춰도 예금금리는 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예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고객은 예금을 모두 인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태록 연구위원은 유럽에서 실제사례에 대한 보고서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이 수익을 위한 예금대출 금리 차의 축소를 막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를 제한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오태록 연구위원은 유럽에서 제로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를 다년간 도입했지만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금리효과의 반전이 제로금리나 마이너스 금리가 아니어도 발생할 수 있다는 프린스턴대학교의 연구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오태록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이 2018년과 2019년 모두 15조원 수준의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이는 저금리에 의한 수익 감소를 대출증가로 만회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욱 낮출 경우 예금의존도가 높은 국내 은행들의 신용공급이 위축되거나 부실대출 증가로 평균 대출금리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고 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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