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중국의 홍콩보안법에 대응해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홍콩달러의 위상이 심각하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중국이 홍콩의 현실적인 역할을 중시한다면 이런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정치적 목적을 더욱 중시할 경우 홍콩에서 자본이탈이나 통화제도의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금융연구원이 지적했다.

금융연구원은 21일자 금융브리프 글로벌금융이슈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홍콩 센트럴 환전소 앞. /사진=AP, 뉴시스.
홍콩 센트럴 환전소 앞. /사진=AP, 뉴시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홍콩은 1983년 홍콩달러가치를 미국달러에 일정범위로 유지하는 통화위원회제도를 도입했다. 홍콩의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홍콩통화감독청은 1미국달러당 7.75~7.85홍콩달러를 유지하는 의무를 무난히 수행해 왔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해 미국달러와 홍콩달러 간 거래를 제한할 경우 홍콩의 통화정책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에디 웨 홍콩통화감독청장은 최근 홍콩 금융시장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어느 누구도 부정적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런 이유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폴 첸 홍콩재무장관은 지난 4월말 홍콩의 외환보유액이 4400억 미국달러로 본원통화 총량의 6배에 달하며 미국의 재제가 이뤄져도 3조 달러 이상의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과의 통화스왑을 통해 미국달러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중국 입장에서 홍콩이 중국과 세계경제의 금융배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국이 정치적 목적을 중시해 홍콩보안법 적용을 강행하고 2047년까지 보장된 홍콩의 자치권을 무력화할 경우 홍콩에서 자본과 인력이 이탈하거나 통화위원회 제도가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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