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언뜻 듣기에는 간곡한 말투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여타 산유국들에게 감산 합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유가 하락에 따른 고통을 더욱 오래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고 보니 그 고통은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또 다른 국제유가 전쟁을 보게 될 것'이라는 살벌한 경고였다.

오일프라이스가 4일(현지시간) 월스트릿저널 보도 등과 함께 전한 상황은 이렇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인 압둘라지즈 빈 살만 왕자는 감산합의를 지키지 않는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이라크에 대해 또 다른 국제유가 전쟁을 경고했다.

압둘라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 /사진=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홈페이지 캡처.
압둘라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 /사진=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홈페이지 캡처.

이 전쟁은 지난번 러시아가 감산연장에 불응했을 때 생산을 늘린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감산합의를 안 지키는 세 나라의 주요 석유시장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를 반값에 내놓겠다는 것이었다. 이들 세 나라의 고객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하겠다는 것이었다.

오일프라이스에 따르면 압둘라지즈 왕자는 세 나라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당신들의 고객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는 이라크의 감산합의 준수가 70%에 그치고 있고 나이지리아는 77%, 앙골라는 83%라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감산합의 후 자신들의 할당량 이상의 생산을 줄이면서 감산효과를 떠받들어왔다. 그러나 일부 합의국들의 약속 불이행에 대해 인내가 고갈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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