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과 거리가 먼 태도... 금융당국 조롱도 마음껏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겸손과 거리가 먼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이 국제뉴스의 주요 지면을 차지하는 방법은 참으로 '버라이어티'하다. 아들 이름에 중세 알파벳과 상품번호 비슷한 문자들을 쓸 뿐만 아니라 방탄트럭의 내구성을 직접 시범보이는 자리에서는 쇠구슬로 유리가 박살나는 '개그'도 선보인다.

이렇게 기업 본연의 일과 거리가 먼 뉴스를 잔뜩 생산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전부 무시할 수 없다. 그 가운데는 테슬라가 도요타를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동차 회사로 뛰어올랐다는 뉴스도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다. 디즈니와 코카콜라도 제쳤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테슬라 뉴스를 주의 깊게 읽어야겠다고 자세를 가다듬고 나면 이번에 등장한 것은 테슬라의 "짧은 반바지(short shorts)"를 판다는 제품 안내다. 자동차 이름이 짧은 반바지가 아니라 진짜로 그런 의류를 판다는 것이다. 이 바지는 한 때 테슬라 서버를 무너뜨릴 정도로 불티나게 팔려 하루가 지난 6일(미국시간) 현재 매진됐다고 미국 CBS가 전했다.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 테슬라 CEO. /사진=AP, 뉴시스.
일론 머스크(Elon Reeve Musk) 테슬라 CEO. /사진=AP, 뉴시스.

머스크 회장이 투자자들을 대하는 방식은 겸손, 그리고 정중한 설득과는 거리가 멀다. 시장당국에 고분고분하지도 않다.

그가 인기리에 판매를 마친 짧은 반바지의 영어표현은 테슬라 주식을 매도(short)한 비판적 투자전문가들을 조롱한 것이다.

비판적 투자자뿐만 아니다. 머스크 회장은 반바지를 팔기 전 일부를 "매도투자자번영위원회에 보내 이 어려운 시기에 그들을 격려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이 이상한 이름의 위원회는 영어명칭이 'Shortseller Enrichment Commission'이니 약칭으로 줄이면 SEC가 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조롱한 것이다.

머스크 회장은 2018년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는 원인은 일부 투자자의 공매도에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주당 420 달러에 테슬라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SEC의 징계를 초래해 그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실적을 훌륭하게 만들어 비판적이던 투자자들이 마음을 돌리도록 설득할 생각 따위는 전혀 없어 보인다. 기분을 상하게 만들어서 '너희들은 절대로 우리 주식 사지 말라'는 투다.

이런 머스크 회장에게 그나마 순풍이 부는 영역이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정책으로 테슬라의 캘리포니아 공장이 폐쇄됐을 때 이를 "파시스트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경제활동 재개를 강하게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과 이른바 '코드'가 맞는 건 이것뿐만 아니다.

경제활동 봉쇄를 비난할 당시의 의사 표현으로 머스크 회장은 영화 '매트릭스'의 대사 "빨간 알약을 먹어라(Take the red pill)"를 인용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가 "먹었어"라며 호응했다.

두 사람의 우호 과시에 매트릭스의 감독이 발끈해 두 사람 모두에게 "Fxxx" 욕설을 날렸다.

하지만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망은 상당히 불투명하다. 미국 경제에서는 대통령과의 친소관계가 기업실적이나 운명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머스크 회장과 테슬라에게 좋을 일도 아니다.

머스크 회장은 이에 대한 대안도 개발하는 모양이다. 그는 최근 대통령선거 출마를 발표한 래퍼 카니예 웨스트(외신에 수없이 등장하는 미녀모델 킴 카다시안의 남편이다)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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