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인도의 말라카 해협 봉쇄 시나리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제적으로 석유공급이 줄어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것은 한국 경제의 전통적 위기상황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국제적으로 석유 공급 과잉이 초래돼 국제유가가 폭락하는데도 한국 등 아시아 석유수입국의 석유부족이 발생하는 경우가 끊임없이 서방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는 9일(현지시간) 인도가 인도양의 말라카 해협을 봉쇄함으로써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석유수입 통로를 막을 가능성에 대해 분석했다.

인도가 중국과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대응카드의 하나로 이같은 방법을 쓴다는 것이다.

말라카 해협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남단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를 지나는 해협이다. 인도는 인도령인 니코바르 제도와 말라카 해협의 입구에 해당하는 안다만 해에서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다.

말라카 해협 지도. /사진=위키피디어 퍼블릭도메인.
말라카 해협 지도. /사진=위키피디어 퍼블릭도메인.

오일프라이스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자료를 인용해 최근 수 년 동안 전 세계 석유수송의 85~90%에 해당하는 일평균 1600만 배럴의 원유가 이 곳을 지나고 있다고 전했다.

오일프라이스에 따르면 중국은 말라카 해협 의존도를 줄이는 방법의 하나로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으로 석유를 수입하는 방법을 추진 중이다. 파키스탄은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 투자를 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지난 6월 중국은 일평균 1193만 배럴의 석유를 수입했다. 5월보다 82만 배럴 늘었다. 수입량과 증가폭 모두 사상 최고라고 오일프라이스는 전했다.

오일프라이스는 그러나 인도가 말라카 해협을 봉쇄한다는 건 그 여파가 아시아 교역 전체를 위축시켜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의 석유수입까지 차질을 준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시사전문가인 방세현 시사정책연구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도가 말라카 해협을 봉쇄하는 상황은 서방 언론에서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도는 실질적인 행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방 소장은 "세계의 강대국들이 첨예하게 대립할 경우 인도는 양쪽 모두와 거래하는 외교를 전통적으로 지키고 있어 어느 한 편과의 극단적 대립을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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