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 학교 폐쇄 등 영향...5~6월 인쇄용지 소비 30% 줄어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영향으로 세계적인 '페이퍼리스(paperless)'가 가속되면서 종이 수요가 더욱 감소하고 있다. 디지털화 추세와 더불어 코로나에 의한 기업활동 정체나 학교 휴교로 지난 봄 이후 주요국 인쇄 용지의 생산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20~30%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제지연합회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지난 2008년 리먼 쇼크를 웃도는 침체가 되고 있는 국가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제지연합회에 의하면, 지난 4월 미국 인쇄용지 생산량은 전년 대비 31.3% 감소해 1~3월 11.6% 감소를 웃도는 큰 폭의 침체를 기록했다.

미국의 세계적 펄프·제지산업 정보제공업체인 RISI에 의하면, 미국의 5월 인쇄용지 생산량은 도공지(塗工紙)나 코트지 등 주요 품목에서 일제히 30~40% 감소했다. 일본 종이회사 간부는 "7월에도 수요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이 매체에 제시했다.

미국의 1인당 종이 및 판지(板紙) 소비량은 연 214.6kg(2018년 기준)으로 세계 5위다. 2008년과 비교해 전 세계 소비량은 3% 감소한 반면, 미국은 19% 감소로 페이퍼리스 추세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텔레워크 확대나 학교 폐쇄로, 복사용지의 수요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일본 종이회사 간부가 강조했다. 잡지 휴폐간이나 디지털 이행으로 미디어의 종이 수요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6월 인쇄용지 소비량은 30% 감소로 리먼쇼크 당시(20% 감소)를 웃돈다. 미국 현지의 제지 회사는 공장 무기한 휴무나 대폭 감산 등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전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종이 수요 위축이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 최대 종이 생산국인 독일의 4월 인쇄용지 생산량은 전년 대비 18.1% 줄었다. 1~3월에도 전년 대비 4.9% 감소했는데 그 폭이 확대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광고 감소와 배달원 부족으로 종이 인쇄가 중단됐고 신문 택배가 없어진 지역도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의 종이·판지 생산국인 중국은 수출용 등 외수 의존도가 큰 상황이다. 미-중 무역마찰 영향으로 작년부터 수요가 감소했지만 코로나에 의한 생활양식 변화로 더욱 격감하고 있다.

골판지는 경제활동 재개가 빨랐기 때문에 지난 4월 이후 전년을 웃돌고 있으나 '인쇄용지는 회복 전망이 없다'는 게 중국 업계의 일반적인 분위기라고 이 매체는 전하고 있다. 제지 각 회사도 신규투자의 축을 인쇄용지에서 휴지 등 가정용지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도 종이 수요 침체는 리먼사태 이상이다. 최근 긴급사태 선언 해제 후 대기업 슈퍼마켓 등이 신문 삽입 광고지를 재개했지만, 재택근무로 기업의 복사인쇄 용지 수요는 침체한 모습이다. 경비삭감이나 이벤트 중지, 여행 자숙으로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가 수습돼도 이 영향은 계속될 것 같다고 일본제지의 사장은 이 매체에 피력했으며, "인쇄용지는 V자도 U자 회복도 없다. (정체가 길어지는) L자 식의 수요 감퇴를 각오하고 있다"는 업계 예측을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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