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언론 "카트만두에서 시위 벌어져"... 코로나19로 항공편 중단 영향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에서의 취업을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추고도 항공편이 없어 출국을 못하는 네팔인들이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네팔 언론이 보도했다.

네팔 최대 영자지 가운데 하나인 카트만두포스트의 16일(네팔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카트만두에서는 취업허용제도를 통해 선발된 노동자들이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 신문은 한국이 네팔인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선망하는 곳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이주노동자 문화제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네팔 라이족 전통춤을 공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이주노동자 문화제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네팔 라이족 전통춤을 공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한 네팔인은 2014년 카타르와 두바이에서 일했다. 두 곳 일자리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그는 더 좋은 일자리를 위해 한국에서의 취업을 준비했다. 그는 2019년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 합격했고 기술인증 시험도 합격해 취업자격을 얻었다.

휴가 중 일시적으로 네팔에 돌아간 그는 이후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네팔 간 항공편은 지난 2월부터 중단됐다.

네팔 정부 관계자는 카트만두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네팔 정부의 합의에 따라 2008년 이후 6만 명 이상의 네팔인들이 한국에서 취업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1000 명 가량의 네팔인들이 관련 절차를 마쳤지만 출국을 못하고 있으며 400 명의 비자가 만료됐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취업에 필요한 어학시험과 기술시험에 합격한 네팔인은 올해만 6773 명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국 내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해외 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인 출입제한을 요구하는 여론이 강하다. 일부는 입국금지까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의 입국은 국내 경제현장의 일손 부족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다. 산업의 최일선 현장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여야만 경제가 가동되는 현실이다.

공식통계로는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실업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사람을 못 구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이 본국의 가족까지 부양할 만큼의 급여를 제공하는 일자리는 외국인이 아니면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근본적으로 이런 모순에서 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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