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하나금융, SK하이닉스 등 2분기 실적서 코로나 쇼크 잘 극복
한국 성장률 악화 속 포스코 등은 2분기 실적 악화
코로나 쇼크는 기업 경영실적 등 옥석 비교되는 계기 될 수도
국가나 기업이나 위기극복 강한 인재 앞세워 코로나 등 위기 이겨내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지난주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쇼크로 올 2분기 한국의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3.3%로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22년만의 최악이라고 했다. 코로나 쇼크가 얼마나 컸는지를 말해준다. 

한국의 악화된 경제 상황을 말해 준 것은 성장률 추락 뿐이 아니다. 지난주 포스코(회장 최정우)가 근래 볼 수 없었던 악화된 실적을 공개한 것도 코로나 쇼크를 대변하기에 충분했다. 포스코는 지난주에 "별도기준 2분기 매출액이 5조 8848억원, 영업손실이 108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했다는 것이다. 포스코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건 2000년 실적 집계 시작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에도 포스코 그룹에서는 작업장 내 안전사고 등으로 종종 불안감을 안겨주었는데 이제 실적마저 추락, 최정우 체제가 이 난관을 어떻게 뚫고 넘어갈지가 주목받게 됐다. 

그러나 우리 경제 상황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준 기업들도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SK그룹(회장 최태원) 계열 SK하이닉스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올 2분기 매출액 8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9467억원을 각각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및 205%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깜짝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쇼크로 허우적거릴 때 SK하이닉스는 뜻밖의 양호한 실적을 올려 한국의 기업들이 잘 만 하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태원 SK회장은 코로나19 쇼크 발생 후 틈만 나면 "예전과는 획기적으로 달라진 경영을 해야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코로나 이후 경제 판도를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는데 SK하이닉스가 그런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과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의 예상 밖 호실적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국내 금융그룹들은 지난 4월 올 1분기 실적발표 때만 해도 "1분기 성적은 양호했지만 2분기 부터가 문제"라면서 "2분기부터 코로나19 여파가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KB금융이나 하나금융에겐 기우였다. 이들은 코로나19 쇼크를 잘 견뎌 내면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이들 금융그룹은 "코로나19 우려에도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실적 호전"을 만들어 내 SK하이닉스 등과 함께 "위기는 기회이자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주 실적발표에서 "올 상반기 순이익이 1조 7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으나 2분기엔 981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4.6%나 증가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라임 사태 등 대형 악재는 비켜가고 비은행 계열 사업비중을 키운 것이 실적에 효자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것이 올해 말 연임 여부를 결정할 윤종규 회장의 입지에도 긍정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2012년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 6876억원 포함, 상반기 순이익이 1조3446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나 증가했다고 하나금융 측은 밝혔다. 하나금융은 한걸음 더 나아가 중간배당까지 실시하는 여유를 보이며 주주친화정책까지 실천해 보였다. 

바야흐로 실적 시즌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의 실적 발표라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포스코 등 일부 기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 KB금융, 하나금융 등은 당초에는 코로나19 쇼크가 우려됐으나 전화위복의 실적을 만들어 내면서 박수를 받았다. "위기 때 기업들의 진짜 실력이 드러날 수도 있어" 2분기 실적은 그 의미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난세 때 영웅난다고 했다. 코로나19 위기는 기업 경영실적의 옥석을 가려주는 기회도 되고 있다. 위기는 정부 당국의 경제정책 능력, 국가 경영 능력도 시험할 것이다. 어렵지만 코로나19에 누가 얼마나 더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코로나 이후의 국가적 위상이나 글로벌 기업들의 위상도 달라질 것이다. 코로나 상황 속의 기업 실적 희비는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기업이나 국가나 "위기대처 능력이 있는 사람을 전면에 배치해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악재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 올 2분기 실적시즌이 던져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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