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대비 1.9%, 전년 대비 0.3% 하락...20년 만에 첫 마이너스 기록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호주의 2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기 대비 1.9%나 하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호주 연방통계국이 발표했다.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위기에 따른 보육 무상화와 가솔린 가격 급락이 주된 요인이며 저인플레 탈출을 향한 최근 몇 년간 진전이 좌절된 모습이라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번 분기의 전년 대비 0.3% 하락은 1998년 이후 첫 마이너스 기록이다. 시장 예상은 전기 대비 2.0% 저하, 전년 대비 0.4% 하락이었다.

중앙은행인 호주준비은행이 올해 인플레 목표를 2~3%로 설정한 가운데 지난 1분기에 몇 년 만에 CPI 신장률이 목표 가시권에 들어간 직후였다.

호주 시드니 시내.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호주 시드니 시내.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호주 경제는 1990년대 초반 이후 첫 경기침체 진입이 확실시되면서 물가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BIS옥스퍼드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의 어려운 상황이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이는 대체로 취약한 경제여건과 맞물려 소비자물가 상승을 저해할 것"이라고 이 매체에 제시했다.

다만 CPI가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해서 지속적인 물가 하락을 의미하는 디플레이션에 빠지지는 않는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한 오히려 호주 정부에 의한 보육 무상화 등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일과성 현상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호주 정부가 지난 4월 초부터 6월 하순까지 도입한 어린이집 이용을 무료로 해주는 조치에 따라 CPI 상승률은 1.1%포인트 낮아졌다. 이 조치가 마무리됨에 따라 보육료는 이번 분기에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2분기에는 저유가 영향으로 휘발유 가격이 급락했다. 그러나 최근 이미 가격은 반등하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호주 내 3개 주가 유치원을 무상화하는 바람에 교육비가 낮아졌다.

통계국에 의하면, 이러한 3개 요인을 제외할 경우, CPI는 0.1% 상승했을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변동이 큰 요소를 제외한 기조 인플레율도 저조한 결과를 나타냈다. 기조 인플레를 나타내는 중앙은행 조정(trim) 평균치는 전기 대비 0.1% 저하로 사상 첫 하락했다. 전년 대비로는 1.2%포인트 상승했지만 전 분기 1.8%에서 성장세가 대폭 둔화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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