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 안전보장 이어 과학기술 분야도 경쟁 치열...일본은 뒤처져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자연과학 분야의 논문 수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일본 문부과학성의 한 연구소가 지난주 말 밝혔다.

중국은 연구개발비에서도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으며 미국 유학 등에서 육성을 진행시킨 결과 중국의 연구자 수도 최다로 등극했다. 무역이나 안전보장의 분야에서 대립이 눈에 띄는 미-중간의 공방은, 군사나 기업활동의 근간을 이루는 과학기술의 분야도 포함해 격렬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과학논문 수는 국가 연구개발의 활발성을 가늠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다. 문부과학성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는 미국 과학특허정보 조사회사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의 데이터를 기초로 주요국의 논문 수 등을 분석했다. 연도에 따른 변동이 크기 때문에 3년 평균으로 산출했다.

중국의 2017년(2016~2018년 3년 평균) 논문 수는 30만5927편이었다. 미국의 28만1487편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3위는 독일로 6만7041편. 일본은 6만4874편으로 전년과 같은 4위였다.

중국 랴오닝성 반도체 기업 연구원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랴오닝성 반도체 기업 연구원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미-중 양강 시대는 선명하다. 논문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면 중국은 19.9%, 미국은 18.3%. 독일은 4.4%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전미 과학재단의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고 한 적은 있었다. 이번에는 전문가 동료평가 등으로 일정한 수준이 있다고 판단되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데이타베이스를 사용해 산출했다고 이 매체는 제시했다.

중국은 논문 수가 해마다 늘어났다. 증가는 20년 전(1996~1998년 3년 평균)의 18배, 10년 전(2006~2008년 3년 평균)의 3.6배나 된다.

중국은 논문의 질에서도 미국을 압박한다. 뛰어난 논문은 인용수의 많음으로 평가된다. 피인용수가 상위 10%인 주목논문의 점유율을 보면 2017년 1위는 미국의 24.7%, 중국은 2위로 22.0%다. 더욱 주목도가 높은 상위 1%의 논문에서는 미국은 29.3%, 중국은 21.9%로 나타나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

미-중의 특기 분야는 나뉘어진다. 중국은 재료과학, 화학, 공학, 계산기 수학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미국은 임상의학, 기초생명과학이 높은 편이다.

중국의 약진을 지지한 것은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연구인력의 증가다. 2018년의 연구개발비(명목액, 구매력 평가 환산)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약 58조엔이었다. 미국은 같은 기준 5% 증가한 60조7000억엔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중국과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논문을 주로 작성하는 대학에 대한 투자 증가가 두드러져 2018년은 2000년의 10.2배로 증가해, 1.8배인 미국 등과 비교해 두드러진다.

중국은 덩샤오핑 시대인 1982년 과학기술의 근대화 추진을 국가 목표로 헌법에 포함시켰다. 1993년에는 투자의 추진을 나타낸 '과학기술진보법'을 공포했다. 제10차 5개년 계획(2001~2005년)에서는 기존 1% 이하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을 1.5%로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에도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어 2020년에는 2.5% 이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중국의 연구인력 수는 약 187만 명으로 미국(약 143만 명)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랐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배우는 중국인 유학생은 5년 전에 30만 명을 돌파했다. 그 후에도 증가해 2018년도(2018년 8월~2019년 7월)에는 약 37만 명에 이르렀다.

한편, 일본은 퇴조 추세다. 논문 수는 20년 전에는 세계 2위였지만 2017년에는 4위로 떨어졌다. 주목 논문은 20년 전 4위에서 2017년에는 9위로 가라앉았다.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의 목표액을 제시해 왔지만 1996~2000년도 기간 외에는 달성하지 못했다. 연구자 수는 제자리 걸음을 보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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