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독점기구 "앱스토어 우월적 지위 남용"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의 틱톡과 위챗 제재에 대해 중국이 어떤 보복을 할지 전전긍긍하는 곳 가운데 하나는 애플이다. 중국의 반격이 애플에 대한 제재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 반독점 당국이 애플에 반독점 판정을 내렸다. 애플이 중국에 대해 잔뜩 경계하고 있는 와중에 러시아에서 뜻밖의 일격을 받은 것이다. 관점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대결에 러시아가 특유의 친중국 행보에 따른 제한적 참전으로 볼 여지도 있다.

팀 쿡(Tim Cook) 애플 CEO. /사진=AP, 뉴시스.
팀 쿡(Tim Cook) 애플 CEO. /사진=AP, 뉴시스.

러시아 관영언론 타스의 11일(러시아시간)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반독점기구(FAS)는 성명서를 통해 애플이 앱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했다고 밝혔다.

발단이 된 것은 러시아의 바이러스예방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카스페르스키랩의 불만 제기였다. 이 회사는 앱스토어를 활용하기 위해 애플로부터 두 개의 주요 기능을 삭제할 것을 요구받았다.

애플은 이에 대해 경쟁을 저해한 것이 아니라 보안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타스에 따르면 앞서 텔레그램 창업자인 파벨 두로프도 지난 7월 애플이 앱스토어에 대한 근거 없는 명성으로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한 경쟁 저해는 중국, 러시아 등 미국과 대립관계에 있는 국가들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제기되는 문제다.

팀 쿡 애플 회장은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회장, 순다르 피차이 구글 회장과 함께 지난달 29일 미국 의회에 출석했었다. 이 자리에서 쿡 회장은 저커버그 회장보다는 추궁을 덜 받은 편이지만 의원들은 애플에 대해 앱스토어의 독점논란을 가장 많이 거론했었다.

포브스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미국 정부 방침에 따라 위챗을 제거할 경우 애플 스스로에게도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위챗을 쓸 수 없는 아이폰의 실적이 중국에서 급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애플의 재정 상태에서 중국시장은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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