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기 전무 로이터 인터뷰..."그동안 현대차 부품 만드느라 너무 바빴지만"
외신 "현대차-기아차 때문에 먹고살던 계열들...이젠 각자 생존 나서"
현대모비스 관계자 "폭스바겐-테슬라 아닌 다른 회사와 부품 공급 논의 중"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영화 '대부'에서 변호사 톰 하겐은 자신을 "한 분의 고객만 모시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 한 사람의 고객이 자신의 양아버지 빅토 꼴레오네, 즉 꼴레오네 패밀리의 대부다.

꼴레오네 패밀리는 전국적 마피아 가문 중에서도 정치권과 돈독한 유대를 가져 마약을 제외한 무수한 '어둠의 사업'을 벌였다. 마약을 제외한 건 이탈리아 이민으로 가톨릭 신자인 빅토 꼴레오네의 믿음에 따른 것이다. 법망을 넘나드는 수많은 사업을 벌이니 꼴레오네 패밀리의 일 만으로도 하겐은 변호사 일을 할 것이 얼마든지 있었다. 물론 그는 사실 법조인이기보다 패밀리의 사무장에 해당하는 콘실리에리의 성격이 더 강한 인물이다.

한국 주요재벌기업의 자회사들도 한동안 하겐처럼 모회사 일감만 받아도 충분히 경영을 할 수 있는 세월을 보냈다.

자회사도 기업이니 지속적인 경영안정이 필요하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현대자동차의 자회사들은 모기업이 한동안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다보니 진작부터 각자 생존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로이터의 25일(미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전기차시장의 확대에 맞춰 그룹 이외의 판매처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공급처를 늘리면 생산량 증가와 함께 부품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된다. 로이터는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이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던 회사들을 포함해 부품 공급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 속에 현대모비스가 이같이 나섰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 및 폭스바겐과 부품 공급을 협의한 것은 없다"며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다른 회사"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공유컨셉 엠비전S.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공유컨셉 엠비전S.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안병기 현대모비스 전동사업부문 전무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두 회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히고 "그동안 우리는 현대자동차의 성장과정에서 너무 바빠서 다른 회사에 부품을 공급할 수 없었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외부기업으로 판매를 늘리는 것은 세계 기업들과 우리 스스로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정몽구 현대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모비스는 매출의 90% 이상을 현대자동차로부터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안 전무는 현대모비스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에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을 공급해 오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세계적 자동차 기업에 전동장치를 처음 공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모회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르노-닛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도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테슬라와 폭스바겐으로 물류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현대자동차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자회사들에게 각자도생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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