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유동성 증가, 코로나로 여름휴가 실종도 '한몫'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8월 들어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주식·채권시장에서 조달한 금액이 10년 만에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정보 서비스회사인 리피니티브 데이터에 의하면, 주식공개(IPO)나 고수익채권 발행에 의한 조달액은 655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기준으로는 지난 10년 사이 가장 많았다. 7월에는 986억 달러였으며 6월에는 1265억 달러로 20년 만의 최고 수준이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배경은 각국 정부 및 중앙은행이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의 여파를 견뎌내기 위해 최소한 15조 달러의 경기부양을 펼친 데 따른 것이다.

나아가 예년 같으면 8월 여름휴가지만 코로나 규제로 여행을 할 수 없어 은행원이나 투자자가 일을 계속하면서 거래 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금융가. /사진=AP, 뉴시스.
홍콩 금융가. /사진=AP, 뉴시스.

씨티그룹의 아시아채권 신디케이트 부문 한 담당자는 8월 활황의 주된 요인이 금융시장 유동성이며 팬데믹(코로나 대유행)이 기업 거래 프로세스를 가속화한 점도 한몫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매체를 통해 "사람들은 현재의 환경에 매우 자연스럽게 적응했다"면서 "투자설명회도 전화나 온라인 형식으로 바뀌면서 거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는 8월에 들어 IPO(기업공개)로 253억 달러 상당이 조달됐다. 리피니티브 데이터에 의하면, 8월로서는 4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아시아에서 지난 3주간 발행된 미국 달러화 채권은 약 130억 달러로 8월 기준으로 3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글로벌금융기업 UBS APAC의 한 책임자는 "시스템의 유동성이 높아 활동을 촉진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시스템에 충분한 지원이 있다고 납득하게 되면서 보유현금을 다시 투입하는 자신감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홍콩)의 아시아 채권 신디케이트 한 책임자도 "여름철에는 몇 명의 중요 인물이 휴가에 들어가는 것이 일종의 위험요인으로, 몇 개의 안건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거의 모든 사람이 일을 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리피니티브의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올해 주식 발행이나 채권 매출이 많은 섹터는 하이테크와 헬스케어 등이며 여행서비스와 호텔, 소매는 침체돼 있다.

미국 벤처 캐피털회사인 런웨이 그로스 캐피탈(Runway Growth Capital)의 데이비드 스프렝 최고경영책임자(CEO)는 "기업의 자금 조달 의욕은 왕성해 향후 몇 분기에 걸쳐 상당한 M&A(합병·매수) 안건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 매체에 피력했다.

그는 이어 "많은 기업이 매입 당하는 측이 아니라 매입하는 측이 되고 싶어하는 분위기 속에, 견고한 재무제표의 확보를 원하고 있다"며 "또 인수를 강요당하는 상황이 되어도 가능한 한 주도하는 입장에서 교섭에 임하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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