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북한군 한국인 총살, 그리고 불공정 논란 등 여파 심각
민심 분열 심화...경제 주체들 모두 단단한 각오로 대응해야 생존

서울역 열차 안. /사진=뉴시스
서울역 열차 안.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2020년 9월 마지막 날, 추석 하루 전이다. 기자는 늘 하던 대로 새벽부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직업상 포털에 들어가 주요 매체 헤드라인을 우선 살펴야 하루의 시작이 편하다. 원래는 추석 쇠러 지방으로 향해야 할 시간이지만 "코로나19로 뒤숭숭하니 올 추석엔 오지 말라"는 아버님의 지시로 이번 추석 전날은 귀향 준비 없이 컴퓨터 앞에 눌러 앉았다.

많은 날이 그렇지만 이날에도 주요 매체의 헤드라인은 요란하다. 언젠가부터 한국의 뉴스 제목들이 격해졌다. 기자는 누군가들에 의해 논란 많은 정책이 비호되고 편가르기가 심해진 것이 오늘날 뉴스를 격하게 만들었다고 여긴다. 특히 최근 들어 주요 현안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이 더욱 빈발하고 많은 국민을 공분케 하는 일들이 늘어나는 것은 한국의 미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자는 심히 걱정한다.   

이날엔 최근 북한군이 사살하고 시신마저 사라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이모씨(47)의 형 이래진씨(55)가 전날 외신기자들 앞에서 절규하며 호소한 기자회견 내용이 일부 매체 주요 뉴스로 자리했다.

헤럴드경제는 ▲피살공무원 형 이래진씨는 '우리 당국 일각의 동생 월북 의혹 제기 및 북한군의 동생 사살'과 관련해 "정부와 북한군이 함께 만든 사건"이라며 "미국 측이 규명해 달라"고 호소했다는 전날의 회견 내용을 여전히 중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디지털타임스 역시 ▲이래진씨는 "동생을 구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이 2번이나 있었다는 말을 하고 있다"면서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 골든타임은 있었는가'라는 제목을 뽑아냈다.    

우리 공무원 피격 당시 우리군의 감청 관련 뉴스도 여전히 일부 매체 주요 뉴스에 올라있다. 서울신문은 "북한의 사살명령, 되묻는 북 교신...軍 손놓고 듣고만 있었다"는 제목의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 중앙일보는 "北 통지문 거짓말, 정부는 '40분 진실' 알고 있었다"는 제목을 뽑아냈다. 뉴데일리는 "국민 총살됐는데...내년 대북 예산 대폭 늘렸다"며 해당 부처에 직격탄을 날렸다.  

MBC는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군 휴가 특혜의혹 검찰 무혐의 처분'과 관련해 "▲부실수사 특검 추진 vs 정치공세 결론"이라는 여야 양측의 상반된 주장을 주요 뉴스로 내보냈다.

문화일보는 "추(미애) 면죄부...불공정 수사 분노 확산"이라는 제목을 뽑아냈다.  

경향신문은 코로나19가 몰고온 우리 경제의 슬픈 현실과 검찰의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군 휴가 특혜의혹 수사 발표 관련 뉴스를 이날 주요 면에 배치했다. 경향신문 정치면에는 "검찰이 추미애 장관과 관련자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했지만 병사들 휴가 공정성, 여당의 공익제보자 비난 논란 등은 여전하다"고 전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또 "(한쪽의) 일자리가 늘었다는 건 누군가 또 문 닫았다는 것"이란 뉴스도 내보내면서 코로나가 강타한 추석을 쓸쓸하게 그려냈다. 경향신문은 "코로나 여파로 PC방 등이 문을 닫으면서 서울 용산 선인상가엔 최근 중고물품 거래가 크게 늘었다"면서 "이곳의 깜짝 특수는 코로나 불황이 만든 슬픈 호황"이라고 강조했다. 

노컷뉴스는 "추석 23만명 제주행..."이라는 뉴스를 부각시켰다. 코로나로 고향 안 가는 대신 특정 여행지에 인파가 몰린다는 뉴스를 내보내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한국일보도 "가족 문화 구심점 빛 바랠라...언택트 추석이 던진 숙제"라는 뉴스를 크게 키우며 역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추석이후 민생을 걱정하는 뉴스도 여럿 올라왔다. 한국경제는 "부동산 전문가 90%가 추석 이후 전셋값도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경제는 "고가 아파트 3억 뛸 때 저가 아파트 떨어졌다"며 양극화를 지적했다.  

추석 하루 전 초이스경제의 한 기자는 "지난밤 뉴욕에서는 안전자산인 12월물 국제 금값이 온스당 1900 달러 선을 회복하고 미국산 국제 유가가 3%대 추락하면서 에너지 관련 주가가 출렁거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모두가 보름달처럼 활짝 웃으며 들떠 있어야 할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하지만 여러 매체가 전하는 2020년 추석 연휴는 잿빛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지속된다는 뉴스가 또 들려왔다. 한국에서도 코로나19가 몰고 온 '슬픈 경제' '슬픈 추석'이 묘사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나라가 위중한 데도 한국에선 민심이 둘로 갈라져 있다는 뉴스가 봇물을 이룬다. 특정 현안 검찰 수사 공정성 문제, 북한군의 한국 공무원 피격 문제를 둘러싼 정부 대응 논란, 전세 시장과 같은 민생 불안 등이 기쁨으로 가득 차야 할 우리의 추석을 무겁게 한다. 이렇게 슬픈 추석이 언제 또 있었는가. 아울러 작금의 대형 악재들은 한국의 미래를 불안케 한다.

추석은 나라 곳곳에서 민심을 평가하는 기간이다. 하지만 이번 추석의 민심은 곱지 않다. 코로나 여파로 곤궁해진 민생, 북한군의 남한공무원 사살, 정부 당국발 공정성 논란 등이 여론을 들끓게 한다.

정부, 정치권은 작금의 심각한 상황을 결코 가벼이 여겨선 안될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 안위를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많은 경제 주체들 역시 이제 '각자도생'이라도 해야 할 만큼 우리 대한민국이 엄중한 상황에 있음을 인식해야 할 때라고 본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시끄럽다. 내일도 불투명하다. 많은 경제주체들 모두 이 암울한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힘을 합치고 각자 새로운 경쟁력 찾기에 비장한 각오로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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