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피로감 심화 속 일자리-부채-주거문제 '갈수록 태산'
국민, 기업 등 각자도생이라도 해 가며 어떻게든 위기 극복해야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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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한국의 경제현실이 참담하다. 주요 대기업이 수출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글로벌 코로나19 재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수출시장이 다시 불확실해지고 있다. 유럽 주요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속히 늘자 경제재봉쇄에 속속 나서고 있고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도 여전히 심각하다. 한국에서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의 경제는 그런대로 대기업들이 지켜주고 있지만 민생으로 들어가면 막막하기 이를 데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쉬고 있다"는 '구직 단념자'가 241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3.6%나 늘었다고 한다. 이들 외에 구직하려 해도 직장을 잡지 못한 실업자가 10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일자리 걱정이 갈수록 태산이다.

그 뿐인가.

한국의 심장부인 서울에선 주거불안이 말이 아니다. "전세 씨가 말랐다" "전세난민 수도권 이동, 전세 가격 급등"과 같은 극단적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홍남기 경제 부총리는 "추가 전세 대책을 내 놓겠다"고 하는데 효과를 낼 만한 새 대책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전세 시장이 안정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는 데 언제까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건가. 국민들의 코로나19 피로감은 커져 가는데 전세시장 불안마저 확산되다 보니 민생의 고단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경기도 수출입 컨테이너기지. /사진=뉴시스
경기도 수출입 컨테이너기지. /사진=뉴시스

민생 악화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한국은행이 "9월에 가계부채가 10조원 가까이 폭증했다"고 전한 게 엊그제다. 금융시장에선 "사기 논란"이 커지는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뭘 했는지 의문이다. 민생을 지켜줘야 할 법무부와 검찰은 또 어떤가. 금융 사기꾼 수사 과정에서 또 법무부와 검찰이 충돌하며 다수의 국민에게 실망감만 더 안겨준다.  

산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하긴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경제상황이 매우 불투명할 때는 '있던 규제'도 없애거나 풀어줘야 할 판에 '기업규제 3법'까지 시행하겠다고 한다. 재계에선 "지금 그럴 땐가"라는 항변이 쏟아진다. 코로나19 와중에 '임대차 3법 강행' 등 부동산 제도 건드려 전세불안 가중시킨 것도 모자라 이젠 기업규제까지 가하려 한다. 코로나19 전쟁이나 끝난 뒤에 하면 안 되는 것들인가. 왜 하필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상황이 최악일 때 각종 규제의 칼을 속속 들이대는가. 대기업 갑질 근절, 경제민주화 강력 추진은 절대 필요하지만 정경유착 근절하면 얼마든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다.  

코로나 극복도 어려운데 고용 불안, 부채 폭증, 전세 불안 속에 민생은 악화일로다. 그런데도 기업들을 둘러싼 규제3법 등의 논란이 지속된다. 금융시장에선 대형 사고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 상태라면 대한민국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또 국민들에게 소비쿠폰을 나눠준다고 하는데 그게 경제정책의 핵심이 될 수 있는가. 계속 뿌려댈 재원은 있는가. 코로나19 확산 걱정은 안 되는가. 국민들은 정녕 '각자도생' 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가수 나훈아가 추석 전날 공연에서 "나라를 구하는 건 국민"이라고 강조했는데 그 말이 계속 실감난다.

어딜 둘러봐도 막막하다. 이제 국민, 기업 등 민간이 스스로 딛고 일어나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믿을 건 '각자도생'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 모두 어렵지만 그래도 힘 내가며 살아갑시다. 각자도생이라도 합시다"하고 외치고 싶은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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