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높아지며 미국, 유럽, 일본 등 거래소 매출액 급증
주요 증권거래소 7~9월 순이익,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주식 급변동 영향으로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의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럽 및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권거래소의 7~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대에 따른 시장 변동으로, 이익이나 손실을 확정하기 위한 매매가 활발했던 영향이다. 세계의 증권거래소들은 주가지수 등을 사용하는 데이터 비즈니스도 성장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다만 주식거래가 중심인 일본은 실적부진이 눈에 띄었다고 이 매체는 제시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빌딩. /사진=AP, 뉴시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빌딩. /사진=AP, 뉴시스

뉴욕 증권거래소(NYSE)를 산하에 둔 미국 인터컨티넨탈거래소(ICE), 미국 나스닥, 유럽 유로넥스트, 홍콩거래소, 일본 증권거래소(JPX) 등 주요 5개사의 3분기 순이익은 약 13억 달러(약 1조4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속 비교가 가능한 2015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올 1~3월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의 이익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 매출액도 20%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거래소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33억 홍콩달러(약 4750억원)였으며, 매출액은 33% 증가한 53억 홍콩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였다. 나스닥의 거래수수료 등 매출액은 15% 증가했고 유로넥스트는 7% 증가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주식거래의 수수료로, 홍콩을 경유로 한 중국 본토 주식을 매매하는 '상호 거래'가 호조세를 보였다. 세계에서도 회복이 빠른 중국 경제의 장래에 기대를 거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수중에 넣은 셈이다. "거래량 증가는 힘차고 강하다. 글로벌 시장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지난주 결산을 발표한 홍콩거래소 리샤오자(李小加) 최고경영자(CEO)는 미디어에 피력했다.

데이터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는 것도 실적 확대의 요인이다. 미국의 거래소를 중심으로, 시장 정보나 주식지수 등 라이선스 사업이 호조다. 데이터 관련 수익이 전체 30%를 차지하는 나스닥은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테크주로 구성하는 '나스닥100'의 라이선스로 얻을 수 있는 수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데이터 관련 사업의 매출액은 20% 증가했다. "다양한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아데나 프리드먼(Adena Friedman) 나스닥 CEO는 자신감을 미디어에 내비쳤다.

ICE도 세계의 기관투자가가 중시하는 ESG(환경·사회·기업 통치) 등에 관련되는 데이터의 제공을 강화해, 관련 수입을 늘리고 있다. 스콧 힐 최고재무책임자는 데이터 사업의 기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X는 현물주식의 수수료 사업이 주축으로, 데이터 비즈니스 매출액 비율은 19%로 미국보다는 뒤진다. 매출액 중 거래 관련이 40%을 차지해 거래료 70%가 산하 도쿄 증권거래소가 담당하는 현물주식 관련 수입이다.

현물시장은 거의 도쿄증권의 독점 상태에 있기 때문에 높은 이익율을 자랑한다. 지난 10월 도쿄증권의 시스템 장해로 일본 금융청은 향후, 증권 회사에 도쿄증권거래소 이외의 민간 사설 거래시스템(PTS)의 이용을 재촉할 방침이다. "주식거래가 분산되면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온다"라는 업계의 지적을 이 매체는 전했다.

JPX주식은 9월 말에 비해 20% 가까이 떨어졌고 상승하고 있는 나스닥 등과 비교하면 주식시장의 상대적인 평가가 낮다. 일본이 거래소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면 현물주식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의 재검토가 급선무라고 이 매체는 강조했다.

물론 세계 거래소들에도 과제는 남아 있다. 지금은 호조 실적을 보인 수수료 수입도 시장의 동향에 항상 좌우된다. 선진국에서는 급격한 기업공개(IPO) 증가를 전망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힘을 쏟는 데이터 비즈니스에서는 유망 회사를 둘러싼 거래소 간 M&A 경쟁이 치열하다. 매수가 주체였던 데이터 비즈니스를 자사 내의 인재와 경영자원을 활용해 어떻게 늘려갈 지가 과제라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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