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양사 합병의 경우 '충분한 공론화' 과정 거쳐야
국민-시장에 부담주는 합병이라면 더욱 신중 기해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의 상황도 여의치 않은데 거기에다 아시아나항공까지 합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선 두 기업을 합칠 경우 '과중한 부채'를 걱정한다. 독과점 우려도 제기된다. 기존주주와의 충돌 및 법적다툼의 여지도 있다. 특혜 논란도 없도록 해야 한다. 만약 민간기업 합치는 일에 '직간접으로라도 국민 부담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면'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현대산업개발그룹에 팔기로 돼 있었다. 무산됐을 뿐이다. 전적으로 코로나19 대책의 일환으로 합병을 추진하기엔 무리수가 따를 수도 있다고 본다.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그룹 쪽에 합류시킬 때도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이번엔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과 묶은 방안이 추진되면서 또 다른 논란들이 일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뉴시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뉴시스.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 발생할 때 상황이 좀 더 나은 경쟁기업과 묶어 버리면 당장 한 숨 돌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합쳐서 시너지가 발생하면 다행이지만 합쳐서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음도 간과해선 안 된다. 합쳐서 시너지가 발생하더라도 국민부담 등이 전제된다면 더욱이 서둘러 추진돼선 안 된다고 본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특정 기업 간 합병이 구조조정 회피수단이 되어서도 안 된다. 경쟁사간 합병이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지는지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대로, 대한항공은 대한항공대로, 각자 코로나19 대책도 추진하고, 각자도생도 모색하는 게 옳다고 본다. 그것이 시장 논리다. 어느 기업이 어려워지면 혹독한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오너 책임부터 철저하게 물어야 한다. 경영난 기업 발생 땐 그에 상응하는 각고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대한항공은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한동안 많은 사람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다. 경영권 분쟁 문제도 얽혀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도 그간 시장과 국민들에게 여러 우려를 안겼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끝내 지키지 못한 채 산업은행이 떠안도록 했다. KDB생명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이젠 아시아나항공 문제가 크게 불거져 있다.    

개발경제 시절에 하던 기업정책은 이제 자제돼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이제 국책은행들도 대한민국 금융산업 선진화를 이끄는 쪽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특정기업 경영난이 발생했을 때는 시장이나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도 됐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서둘러 추진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후폭풍 여부도 충분히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정도'인가도 잘 살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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