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S 자금 회수에 "법 위반" 지적도 제기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정권이양절차 개시를 지시한 이후 그에 대한 비난이 크게 수그러드는 가운데,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새로운 집중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기업 지원제도인 CARES법의 잔여자금을 연방준비(Fed) 체계로부터 회수하기로 결정하자 경제회복을 방해하는 것이란 비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의 이 조치가 불법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주 4550억 달러 CARES 자금 가운데 올해 현재 잔여분으로 남은 자금을 회수한다고 제롬 파월 Fed 의장에게 서신으로 통보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뉴시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뉴시스.

미국의 정치매체인 살롱은 므누신 장관이 CARES의 잔여자금 4290억 달러를 회수하게 되며 이 돈은 재무부의 일반자금에 편입된다고 25일(미국시간) 보도했다. 후임 재무장관으로 내정된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이 내년 재무부장관으로 취임한 후 이 자금을 다시 사용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새로 받아야 한다. 타격을 입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선거 승복 거부는 으름장 수준에 그쳤지만, 므누신 장관의 CARES 자금 회수는 실질적인 정책훼방으로 금융시장의 비난을 더욱 높였다. 므누신 장관의 이런 결정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이양 절차 개시를 지시했다.

살롱에 따르면 Fed는 성명서에서 "비상지원제도가 최대한으로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Fed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상황과 여전한 불확실성이 있는 가운데 그러한 제도는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 Fed 출신 전문가인 스캔더 애머내스는 므누신 장관의 회수 조치가 CARES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살롱은 전했다.

의회 산하 CARES 법 관련 기구 소속인 바라트 라마무르티는 살롱과의 인터뷰에서 "재무부가 바이든 행정부를 약화시키려는 서투른 행위를 한 것"이라며 "좋은 뉴스는 그런 조치가 불법이며 내년에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내 재무장관 자리를 지킨 므누신 장관은 취임 초 아내로 인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그의 18세 연하 아내 루이즈 린턴은 스코틀랜드 여배우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힐리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선거전을 치르던 2016년 6월 결혼했다. 므누신 장관이 취임 후인 2017년 8월 켄터키로 출장 갔을 때 동행한 린턴은 정부전용기에서 내리는 자신의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린턴의 옷차림이 명품으로 가득한 것을 보고 한 여성이 "우리 세금으로 이런 여행을 하다니 개탄스럽다"고 비판댓글을 올렸다.

린턴은 이에 대해 "당신이 나와 내 남편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나요? 당신이 말한 여행에 우리가 세금을 더 많이 냈을 거라고 확신해요.  저한테 비판적인 인스타그램 댓글 보내는 건 당신 인생을 바꿔주지 못해요. 냉정을 되찾으시고 왕좌의 게임이나 보세요"라고 조롱했다.

비난여론이 더욱 거세진 가운데 "린턴의 세금 납부 내역과 므누신의 세금 납부 내역을 별도로 확인해보자"는 주장도 나왔다.

린턴은 곧 게시물을 삭제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다. 므누신 장관은 출장에 들어간 여행경비를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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