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도시는 아파트 재고 급증...대도시는 부동산 거품 우려 속 공실률 급증
지방도시, 대도시 간 양극화 속...지방도시는 가격하락, 대도시는 공실증가
코로나 여파, 지방도시 인구 감소, 규제전 일시 공급증가 등이 위기 요인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중국 아파트 시장에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 재고 합계면적은 5억㎡를 넘겨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타격이 남아 있는 지방에서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대도시에서는 부동산 거품 우려 속 공실률 증가가 걱정이다.

지방 행정당국이 재고 감소를 위해 가격 인하를 장려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버블이 나타나고 있는 대도시와 양극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지방과 대도시간 쌍방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싱크탱크인 이쥐연구원(易居研究院)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시점, 미분양된 물건(건축중인 건도 포함) 면적은 무려 5억 223만 ㎡에 이른다. 전년 동월 대비 8%나 증가했다. 2016년 가을 이래 최대 수준이다.

특히 판매 침체가 큰 흑룡강성 하얼빈시는 "올해 말까지 한정  조치로 부동산 회사의 할인 판매 등을 적극 지지 및 장려한다"는 통지를 보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개발업자에 대한 토지 판매 수입이 귀중한 세수가 되는 지방정부가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가격인하 판매를 용인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중국 후베이성 아파트 단지 입구.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아파트 단지 입구.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이 매체는 "내몽골 자치구의 바오터우시(包頭市)도 11월에 부동산 회사를 모아 좌담회를 개최했다"면서 "미분양으로 어려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양책 방침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푸젠 성의 장저우시도 회사원이나 대학생에게 판매를 촉진하는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이 매체는 "지방에서의 판매 부진이 재고 증가의 한 요인"이라며 "판매로부터 계약성사까지의 기간을 보면 하얼빈시는 23개월, 바오터우시는 28개월, 장저우시는 25개월로, 전국 100개 도시 평균(9개월)을 큰 폭으로 웃돈다"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지난 1~9월 명목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전체에서 플러스 성장이었지만, 헤이룽장성이나 네이멍구 자치구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출생 수 감소나 도시지역 인구 이동으로 약 60%의 도시는 인구 유출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쥐연구원의 또 다른 전문가에 의하면 코로나19가 안정돼도 지방 부동산 구매력은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의하면 새 아파트 건설 증가도 재고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지난 5~10월 반년간 판매된 물건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깝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원동력으로 아파트 투자가 늘어난 탓이다.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 등이 부동산 업체에 적용하는 자금조달 규제 강화를 앞두고 있는 점도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다. 규제는 예를 들어,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70%를 넘을 경우 금융기관 등을 통한 대출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 내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부동산 회사들은 이미 취득한 토지에 신규 물건을 지어 조금이라도 재고를 털어 부채를 줄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재고증가 영향은, 이미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판매 가격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내놓은 10월 주요 70개 도시 부동산 가격에 따르면 전달보다 하락한 도시는 19곳으로 9월보다 11곳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판매가 극도로 침체됐던 3월의 22곳 이후 최대 수준으로 높아졌다.

지방과는 정반대로 대도시에서는 부동산 거품 우려가 높다. 10월 계약성사 면적은 광둥성 선전시가 90% 증가, 상하이시가 80% 증가, 광둥성 광저우시가 70% 증가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을 웃돌았다. 당국이 구매 제한 등을 취할 정도로 판매는 호조지만 문제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대도시의 경우 공실률 증가가 심각하다.

중국에는 빈집을 조사하는 공식 통계가 없지만 중국 청두시의 서남재경대학(西南財経大学)은 "공실률이 20%가 넘는다"고 진단했다. 인구 감소로 역시 빈집이 늘어나는 일본의 14%를 크게 웃돈다고 이 매체는 비교, 평가했다. 부유층이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만으로 구입한 결과,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물건이 전체 20%을 차지할 정도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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