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승열(23·나이키골프)

 

한국 남자골프의 희망이자 영건 기대주 '노승열'이 겨우 23살 나이에 미국의 강자 키건 브래들리를 밀어내고 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28일(한국시각) 끝난 미국 2013~2014시즌 PGA투어 '취리히 클래식'에서 대한민국의 노승열이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었다.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로 2위그룹을 2타차로 밀어내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노승열의 우승은 미국의 거센 텃세 속에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값졌다. 
 
노승열은 전날 3라운드를 18언더파 단독 선두로 끝냈다. 하지만 단독 2위자리엔 미국의 장타자겸 강자 '키건 브래들리'가 16언더파로 올라 있었다. 이에 미국 현지 중개방송팀은 키건 브래들리를 장시간 인터뷰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키건 브래들리는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노승열이라는 한국의 신예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미국 방송은 키건 브래들리를 인터뷰하면서 은근히 그의 우승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다만 노승열이 3라운드까지 54홀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다는 점에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정도였다.
 
하지만 28일(한국시각) 파이널라운드에 접어들자 미국 방송사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키건 브래들리의 자신감 또한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노승열이 초반부터 키건 브래들리를 압도했다. 물론 노승열은 1번홀부터 숏퍼트를 놓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자 미국 현지에선 노승열이 생애 첫 우승에 대한 불안감과 키건 브래들리에 대한 중압감을 일찌감치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승열은 오뚜기였다. 전반 9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스코어를 전날 수준으로 돌려 놓은 뒤 후반에 한타를 더 줄여 최종 합계 19언더파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후반엔 보기도 2개나 범했으나 보기 직후엔 곧장 버디로 만회하는 의연함도 보였다.
 
게다가 이날 강풍이 몰아쳐 어려운 경기환경이 조성됐으나 노승열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기록했다. 
 
오히려 무너진 쪽은 키건 브래들리였다. 나이 어린 노승열이 의연한 플레이를 이어가자 키건 브래들리가 스스로 무너졌다.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로 떨어지며 공동 8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노승열의 성공은 고진감래가 안겨준 결과였다. 지난해 상금순위가 125위 밖으로 밀리며 PGA투어카드를 잃자 곧바로 웹닷컴 투어에 나가 네이션와이드칠드런스호스피털챔피언스에서 우승컵을 안고 다시 PGA투어에 복귀했다. 그런 그가 시즌 초반 일찌감치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해 앞으로의 기대주로 새로 부각되게 됐다.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에 이은 한국인 4번째 PGA투어 우승이다.
 
노승열이 우승퍼트를 끝내는 순간 미국 방송이 인터뷰에 나서면서 "한국은 세월호 참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승한 소감이 뭐냐"고 묻자 노승열은 "한국은 지금 세월호 침몰로 침통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슬픔에 빠진 한국에 'Happy Energy'를 안겨주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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