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과 먹거리 문화를 접목한 새로운 풍속 등장...차별화가 관건

 외식업계에 이질적인 화두가 등장했다. ‘캠핑’이 바로 그것이다. 아웃도어 시장의 전유물인 캠핑이 먹거리와 접목,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외식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신규업체들까지 캠핑 먹거리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아웃백, TGI 프라이데스등 외식업체는 인기메뉴를 담은 도시락을 출시했다. 스테이크와 그릴드 치킨 등 메인 메뉴와 사이드 메뉴가 함께 담겨 인기다. 한솥, 본도시락 등 도시락 전문 업체도 신메뉴를 출시하고 판매를 강화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사랑 주엽점
국과 찌개, 볶음 메뉴 등 캠핑족들의 니즈를 반영한 메뉴를 포장 판매하는 곳도 등장했다. 국사랑은 직접 끓여 먹기 번거로운 메뉴를 조리해 판매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우 사골 우거지탕, 부대찌개, 춘천닭갈비 등이 특히 사랑 받는다. 여러 명이 즐기기 좋지만 막상 캠핑장에서 조리하기는 힘에 부치는 메뉴들이다. 대부분 메뉴가 2~3인분이기 때문에 캠핑족이 부담 없이 즐긴다. 이러한 인기 요인을 기반으로 부산에 위치한 국사랑 명륜점은 9평 남짓한 매장에서 일 매출 26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덕분에 캠핑 관련 용품도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년간 어린이 캠핑용품 매출이 71%가량 늘었다고 밝혔고, 옥션은 지난달 캠핑용품 판매량이 전월대비 60% 증가했다는 통계를 내놨다. G마켓은 이 달 들어 캠핑, 낚시 등 레저용품을 상시 할인 판매하는 ‘반값 캠핑관’을 열기도 했다.

한편 원하는 때에 캠핑을 떠날 수 없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는 ‘캠핑식당’도 등장했다. 캠핑식당, 캠핑맛집 등의 키워드는 주요 포털 사이트 키워드 광고에 활용되고 있다. 캠핑식당들은 소비자들이 캠핑을 떠나는 대신 간편하게 매장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일상 바깥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만든다.

아웃도어 키친은 ‘사계절 캠핑 문화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젊고 쿨한 집단’임을 강조하며 올해 프랜차이즈 서울 박람회에도 참가했다. 캠핑장 컨설팅과 캠핑용품 대여 및 판매 등 캠핑 관련 사업을 하던 레저 기업이 직접 ‘캠핑식당’을 낸 경우도 있다. 엘제이코리아가 만든 ‘캠핑포차’다. 캠핑포차는 ‘도심 속 캠핑체험’을 모토로 삼는다.

이외에도 난장캠프, 마운틴쿡, 몽키그릴 등의 업체가 서울 강남지역 일부와 지방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들은 캠핑용 의자와 텐트, 버너로 매장을 꾸미고 목살과 삼겹살, 소세지, 새우 등 바로 구워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세트로 구성해 내놓는다. 실제 캠핑에서 그러하듯, 방문객들이 캠핑용 의자에 몸을 맡기고 다양한 식재료를 구워 나눠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주류와 라면 등을 추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캠핑식당의 특징이자 단점이다.

한때는 여행을 테마로 한 카페와 식당이 유행을 타면서 비행기 티켓, 엽서, 외국 가이드북 등으로 꾸며진 외식 공간이 우후죽순 늘어난 바 있다. 하지만 유행이 한풀 꺾이자 고객층을 탄탄하게 다지지 못한 곳들은 무너지기 일쑤였다. 현재의 캠핑 식당도 마찬가지다. 컨셉이 비슷하면 디테일을 살릴 수밖에 없다. 소비자 니즈를 좀 더 세심히 파악하고 색다른 인테리어를 적용하거나 메뉴를 새롭게 구성하거나 혹은 가격에서 차별화를 두어야 고객을 오래 잡을 수 있다.

일상에 쫓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오랜 여행은 사치가 된 세상이다. 단지 하룻밤이라도, 그게 안 된다면 다만 몇 시간만이라도 일상을 벗어날 수 있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은 캠핑에 끌릴 수밖에 없다. '떠남'을 장려하는 외식업체도, '방문'을 권유하는 외식업체도 이를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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