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맛, 독특한 메뉴를 동원해 신개념 트랜드 양산해가며 고객 유치

 크래프트 비어가 창업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크래프트 비어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드는 수제 맥주를 뜻한다. 혹은 부티크 맥주, 수제 맥주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2000년대 초반, 독일식 하우스 맥주와 독일식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옥토버훼스트가 등장했지만 특이한 맥주집 정도로만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최근의 크래프트 비어는 젊은 층이 주로 찾는 번화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서울 이태원의 크래프트웍스, 맥파이, 더부스 등의 크래프트비어 하우스는 새로운 트렌드를 쫓는 층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크래프트 웍스의 북한산, 지리산, 한라산 등 독특한 메뉴 이름과 각 메뉴에 부여된 마크는 특히 인기다.

서울 홍대도 마찬가지다. 발리 슈퍼스토어, 비어 바자르, 크래프트 원 등이 서교동과 연남동에 둥지를 틀고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맥주를 만들어 판다. 사람들은 독특한 맛의 맥주를 경험하면서 트렌드를 쫓기 위해 크래프트비어 하우스를 일부러 찾아 가고 있다.

▲탭하우스 와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세계맥주 전문 브랜드로 입지를 다져온 와바는 최근 ‘탭하우스 와바’를 강조하며 크래프트 비어에 집중할 것을 알렸다. 와바는 이와 관련해 와바만의 마이크로 브로이 소량생산 크래프트비어 필젠버거스, 골든클라우드, 블랙로스팅에일, 그레이트화이트, 인디카 IPA 등의 맥주를 내놓는다.

또한 메뉴 재정비와 함께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와바 서울 여의도점은 리브랜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탭하우스 와바’로 개편한 이후 실제 전년대비 매출이 30% 이상 늘고 외국인 고객들이 증가하는 등의 효과가 드러난 것이다.

이렇게 크래프트 비어가 환영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의 맥주는 ‘시원한 맛에 먹는 저렴한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맥주의 맛보다 시원하게 먹는 것을 강조했고 혹은 소주와 섞어 만드는 폭탄주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주류 시장이 넓어지고 수입맥주를 비롯한 다양한 주류가 국내에 활발히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맥주 맛’을 따지는 사람들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세련된 주류의 대명사는 와인이었다. 와인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가 부각되면서 와인은 국내에서도 대중적인 음식 코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사람들은 와인의 ‘빈티지’를 따졌고 각종 향과 바디감 등을 따지곤 했다. 샐러드 뷔페인 ‘애슐리’는 달콤한 맛이 강한 모스카토 등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게 했었고, GS25 등의 편의점은 고급 와인의 대명사로 ‘보졸레누보’를 판다며 대대적으로 홍보도 했다. 

그러던 것이 와인 유행의 거품이 빠지면서 시들해지고 말았다. 이제는 와인 소믈리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는 질문 대신 브루마스터(맥주 제조공정 전문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는 질문이 쏟아진다.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은 곧 시장의 파격을 불러온다. ‘크래프트 비어’가 가진 파급력에 대해 눈 여겨 보는 것은 최근 창업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재미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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