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돈 가진 사람들 그냥 있기도 어려운 상황
시장선 기대-우려 교차...빚투, 영끌 투자, 조급한 투자는 삼가야
여유 갖고 옥석 가리며 장기 투자 역점 둬야...투자는 기다림의 묘약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까지 3가지 급등을 목격했다. 증시 급등, 부동산 급등, 비트코인 급등이 그것이다. 

이들 시장이 크게 오른 주된 요인 중 하나는 풍부한 유동성이다. 각국의 넘치는 돈들이 이들 시장을 한동안 격하게 밀어 올렸다. 

지금 각국의 돈 가치가 너무 떨어진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는 사실상 제로금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0.5%로 사상 최저다. 일부 유로존 국가나 일본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진 상태이기도 하다. 돈 가진 사람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으면 앉은 자리에서 손해 보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그러니 넘치는 돈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향해 달려 나가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투자대상의 부족은 심한 '머니 게임'을 불러오기도 한다. 여기저기서 대박을 터뜨리니 소외된 사람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초저금리는 빚 무섭지 않은 세상, 빚 권하는 세상을 만들어 버렸다. 

홍콩 센트럴 환전소 앞.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AP, 뉴시스.
홍콩 센트럴 환전소 앞.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AP, 뉴시스.

주요 자산가치를 밀어 올리는 다른 요인도 있다. 코로나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는 기업들은 혁신 경쟁을 가속화한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산업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이 주가 상승을 주도한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장기화, 그에 따른 좋은 집 욕구 증가, 양질의 주택공급 부족 등은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 돈 가치 추락으로 인한 현존하는 통화들에 대한 불안감 증폭과 새로운 투자처의 절실한 필요성 등은 비트코인과 같은 특이한 투자처로 돈이 몰리게 하는 측면도 있다.

주요 자산가치의 상승에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게 분명한 요즘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이런 저런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일각에선 실물경제와의 괴리를 걱정하기도 한다. ▲코로나 쇼크로 실적이 좋아진 기업보다 실적 타격을 받는 기업이 많은데 증시, 부동산, 비트코인 등은 거침없이 치솟은 데 대해 걱정하기도 한다. ▲코로나 여파로 일자리 걱정이 커지고 경제의 한편은 망가지고 있는데 한쪽만 너무 오르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도 지난 주에 "시장이 과열 상태이긴 하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경제가 목표에 한참 미달한 상태라 아직 금리 인상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시장 과열을 걱정했다. 향후 변동성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미리미리 대비하라는 발언으로 여겨진다.  

미국 바이든 새 정부가 이번 주 출범한다.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추진키로 했다. 그럼에도 지난주 미국증시에선 경계 흐름이 나타났다. 대규모 부양책 자체는 호재지만 이미 시장에 반영될 만큼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부양책 자체는 증시, 부동산, 비트코인 등에 나쁘지 않은 재료지만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 경우 시장 금리 상승이 걱정되기도 한다. 다만 정책당국이 국채 매입을 얼마나 할 지도 변수다.  

지금 글로벌 증시, 부동산, 비트코인 시장을 둘러싸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돈이 엄청나게 풀리고 코로나 극복과 관련된 게임체인저들이 나타날 경우 시장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너무 과속한 만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은 미국 중앙은행이나 한국의 중앙은행이 당장 금리를 올릴 상황은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그들 중앙은행도 출구전략에 나설 가능성은 존재한다. 

시장의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장은 더 오르기도 하고, 쉬었다 가기도 하고, 때로는 요동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투자자 스스로 상황을 관리하면서 차분해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에 옥석을 가리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빚에 의존하는 '빚투'는 삼가야 한다고 본다. 영혼까지 모아 투자하는 '영끌'도 삼가야 한다고 본다. 추격매수 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 스스로 위기관리, 상황관리를 강화하며 길게 보고 장래성 있는 자산들에 선제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스스로 연구하고 공부해 가며 보다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짜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조급한 투자가 아닌 여유 있는 냉철한 투자, 투기가 아닌 투자, 속도 조절, 리스크 대책 등을 염두에 두며 투자한다면 초저금리 시대 유용한 대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투자는 기다림의 묘약"이라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느 것이 전망 밝은 투자처인지 잘 판단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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