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하고 관용 기대하기보다는 정도경영으로 떳떳한 경영해야 할 때

서울 도심 야경. /사진=뉴시스
서울 도심 야경.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한국적 현실에서 아직은 "관용"이란 걸 논할 때는 아닌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 얘기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은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날 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여당의 대표가 제기했는데도 전직 대통령 사면은 일단 없는 일이 됐다. 삼성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기나긴 국정농단 재판도 사실상 끝났다. 로이터는 "이재용 부회장이 중요 결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 선긋기" 발언, 법원의 "이재용 구속 결정"이 있던 날 여론은 극명하게 갈렸다. "죄가 있으면 처벌 받아야 한다"는 한쪽과, "코로나 여파 등으로 국가가 아주 어려울 때 삼성 총수를 구속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다른 쪽의 반응이 충돌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선 "누가 사면 얘기 꺼내기나 했나" "4년씩이나 감옥살이 시키고 아직 껏" 등의 반응이 나왔다.

"북한 김정은과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 보도와 관련해, 한쪽은 지지했고, 네티즌 중 일부는 "또 북한 이야기 인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18일 일어난 일들에 대해 한쪽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고, 다른 한쪽은 "실망" 또는 "격앙"했다. 심지어 삼성 사업장을 옮기라는 댓글도 수두룩했다.

이제 분명해진 것은 재벌이나 기업이 특정 정권과 가까워져서 좋을 것 없다는 점이다. 정경유착은 권력도 불행하게 하고 기업도 불행하게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국정 농단에 연루됐던 삼성의 총수는 끝내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현 정부들어 한때 삼성의 일터는 현정부 인사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지만 그것도 이재용 부회장의 운명(재판결과)을 바꿔 놓지는 못했다.

돌이켜 보면 정권은 유한하고 기업은 길다. 기업이 잘 못하면 다음 정권에 가서 처벌 받을 수 있다. 기업이 정권과 가까워지기 보다는 정도경영을 통해 떳떳한 경영을 하는 것 만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정도경영만 하면 기업이나 재벌이 권력 눈치볼 필요 뭐 있겠나. 기업이 정도경영하면서 승승장구하면 어느 권력도 부럽지 않을 텐데 말이다.

국민들이 염원하는 일자리 창출, 경제 회복을 위한 수출 증대, 대부분은 기업들의 몫이다. 향후 이 나라 경제를 이끌 핵심 주체 중 하나는 기업이다. 이제 기업들은 정경유착이라는 단어는 역사의 뒷편으로 멀리 보내버리고 정도경영을 통해 큰 소리 치는 기업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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