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추산, 1만명 넘는 아이 대리 출산...연간 시장 규모 75억 위안 추산
불임자 또는 경제적 여유 있는 부부 등이 대리 출산 고객
실패하면 전액 환불...중국 변호사 "대리 출산은 엄연한 불법"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대리임신 실태가 현지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인기 여배우 정솽(鄭爽)이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두 아이를 얻었으나 남자 친구와 헤어지면서 아이들을 버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대리임신에 대한 중국 사회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4일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중국에서 대리임신은 불법이지만 산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리모가 많고 고객이 적었지만 요즘은 고객은 많고 대리모가 적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5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중국의 불임 인구, 특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맞벌이 부부가 주 고객이다. 중국 전역에 있는 400여개 대리임신중개업소가 고객과 대리모를 연결해준다.

고객이 내는 돈은 업소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남자 아이를 건강한 상태로 낳아주는 경우 75만 위안(1억2778만 원). 쌍둥이를 요구하는 경우 최대 125만 위안(2억1297만 원)까지 부른다.

대리모 관련 중국 영화 '베이비(宝贝儿)' 장면. /사진=유튜브 캡처.
대리모 관련 중국 영화 '베이비(宝贝儿)' 장면. /사진=유튜브 캡처.

중국의 대리임신 실태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만큼 정확한 규모를 알 수는 없다. 다만 연간 1만명 넘는 아이가 대리임신으로 태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 대리임신 시장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75억 위안(1조277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10개월 동안 임신과 출산을 겪어야 하는 대리모가 중개업소로부터 받는 수고비는 20만 위안이다. 나머지는 중개소가 챙긴다. 대리임신 사실이 적발되면 3만 위안 이하 벌금을 물어야 하지만 이문이 워낙 많이 남아 제대로 뿌리뽑기 어렵다.

해당 언론사가 취재한 A씨는 맞벌이 부부인 직장 여성으로 올해 40세가 되면서 대리임신을 추진하고 있다. 처음에는 아이를 가지려 했으나 친구가 대리임신으로 아이를 가지는 것을 보고는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수십만 위안의 비용에는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고령 임신의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임신 10개월 동안 겪어야 할 어려움을 감안하면 차라리 대리임신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여기고 있다. 친구가 소개한 대리모 중개업소 설명을 듣고 귀가 솔깃해졌다. 미국이든 동남아든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미국에서 낳으면 아이가 미국 국적까지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돈을 더 내면 쌍둥이를 낳는다거나 태어날 아이의 성별까지 고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외국에서 아이 낳는 것은 단념하고 국내 대리임신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유행하는 대리임신은 주로 정자, 난자를 고객이 제공해 체외 수정 후에 대리모 자궁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난자는 고객이 제공하고, 제3자의 정자를 이용해 인공수정을 하는 방식도 있다.

기자가 인터넷을 통해 찾은 중부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대리임신 중개업소는 "당국의 정식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10년 경험을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들은 "해마다 평균 80건의 대리임신을 성공시켰다"고 밝히면서 "대리모를 물색하고 아이 성별을 선택하고,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비용은 90만 위안이 든다"고 설명했다. 모든 위험을 중개업소가 떠안는 방식이어서 대리모가 아이를 낳지 못하면 전액 돌려준다고 강조했다.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대리임신 관련 사이트도 아들을 건강하게 출산하면 90만 위안이며, 성공하지 못하면 전액 환불을 약속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웨이아이민 변호사는 "대리임신은 윤리와 도덕에 어긋나고 중국 법률이 금지하고 있다"며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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