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7% 기술개발 투입...셀 · 모듈 생산에 주력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세계 태양광 업계 선두주자가 바뀌었다.

25일 컨설팅업체 PV 인포링크가 발표한 2020 태양광 업계 순위(모듈 기준)에 따르면 중국 룽지(隆基)솔라가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16년부터 4년 동안 세계 1위를 차지했던 진코(晶科)솔라는 2위로 밀려났다. 중국은 세계 태양광 업계 상위 10대 기업 중 8개를 싹쓸이했다.

우리나라 한화큐셀(6위)과 미국 퍼스트솔라(9위)가 나머지 두 자리를 차지했다. 태양광 산업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얇게 잘라서 만든 실리콘 웨이퍼, 셀, 모듈 생산으로 이뤄진다.

룽지솔라 웹사이트에 따르면 2000년 창업 이후 값이 비싼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 생산에 주력했다.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할 때 '다이아몬드 와이어 슬라이싱'이라는 신기술을 도입해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것이 생산 단가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룽지솔라는 2015년부터 셀과 모듈 생산으로 태양광 사업을 확장했다. 태양광 모듈 생산에 뛰어든지 불과 2년 만에 세계 10위에 들었다. 2019년 연간 모듈 생산량을 14GW로 늘리면서 세계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태양광 모듈. /사진=뉴시스
태양광 모듈. /사진=뉴시스

지난해 11월 말 현재 업계 사상 처음으로 모듈 출하량이 20GW를 돌파했다. 룽지솔라 웹사이트는 "오늘날의 성공이 해마다 매출의 5~7%를 기술개발에 꾸준히 투입할 정도로 신기술 개발에 집중한 덕분"이라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모두 32만개가 넘는 중국 태양광 관련 기업이 대부분 동부 산둥(山東)성과 장쑤(江蘇)성, 남부 광둥(廣東)성에 몰려 있는 것과 달리 룽지솔라는 서북지방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닝샤를 비롯한 서북지방 태양광 발전에도 관심이 많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에 따르면 창업자 리전궈(李振國) 총재는 서북지방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대학 물리학과 86학번이다.

이 대학 총장을 지내다 문화혁명 때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장룽지(江隆基. 1905~1966) 선생을 기리는 뜻에서 그의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지었다. 리전궈 총재는 기술개발을 맡고, 그가 영입한 중바오선(鍾寶申) 동사장(회장)은 경영과 전략을 맡고 있다. 회사 매출은 지난해 3분기 현재 338억 위안, 순익은 60억 위안을 각각 기록했다.

룽지솔라는 새해 연초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시안 시셴신구와 지난 19일 계약을 맺고 180억 위안을 투자해 연산 15GW 고효율 셀과 연산 15GW 모듈을 내년부터 생산하기로 했다. 태양광이 풍력을 제치고 중국 제3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룽지솔라 주가도 폭등하고 있다.

중국 포털 텅쉰왕에 따르면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룽지솔라 주가는 사상 최고치인 119.7위안을 기록했고, 시가총액도 4514억 위안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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