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령산 철쭉 동산, 아직도 만개하지 못한 채 꽃봉오리만 가득

▲ 축령산(서리산)의 못다 핀 철쭉

 철쭉의 계절 5월 초.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자신의 몸을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이며 뭇 등산객을 유혹하는 산이 있다. 바로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을 에워싼 축령산(서리산)이다. 

특히 축령산과 마주한 서리산 정상엔 철쭉이 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 유명한 축령산 ‘철쭉 동산’이다. 
 
하지만 올해는 웬일일까. 아직도 이곳 영산(靈山)의 철쭉들은 꽃봉오리만 방울방울 매단 채 못다핀 모습 그대로 몰려드는 등산객을 맞는다. 
 
5월5일 어린이날에도 많은 사람이 축령산을 찾았다. 이곳 철쭉 동산의 아름다운 분홍빛 향연을 눈에 담기 위해서다. 필자도 그중 한 사람이다. 아침 일찍 마음먹고 축령산을 향해 잰걸음을 놓았다. 지금쯤이면 이곳 철쭉 동산은 온통 분홍꽃의 바다로 변모해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마음먹고 하루를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엔 이곳 철쭉 군락도 예전같지 않았다. 꽃들은 아직 3분의 1도 채 피우지 못한 모습으로 몰려드는 손님들을 맞는다. 이날 이곳을 찾은 등산객들은 “모처럼 마음먹고 왔는데 꽃이 덜피어 아쉽다”고 입을 모은다. “아무래도 며칠 더 기다려야 이곳 철쭉 군락단지가 만개한 모습을 완성할 것 같다”며 등산객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KT 직원 박모씨(50, 경기도 수서 거주)는 “축령산, 더 정확히 말하면 서리산 정상의 철쭉 동산이 유명하다고 해서 난생 처음 이곳을 찾았는데 꽃들이 미처 피지 못한 모습만 보고 가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또다른 등산객 성모씨(52, 서울 대치동 거주)는 “그간 축령산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祝靈山’이라는 한자를 쓰는 지는 이날 이곳에 와서야 처음 알게 됐다”며 “역시 축령산은 영험한 산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국엔 국민들을 슬프게 하는 사건 사고가 너무 많이 발생하다보니 이곳 영산(靈山)의 철쭉들도 차마 크게 웃지 못한 채 손님(등산객)을 맞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들의 말처럼 올해의 축령산(서리산) 철쭉 동산은 아무래도 며칠 더 기다려야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을 찾는 철쭉 애호가들 역시 올해는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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