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중국 금융리스크의 가장 큰 '회색 코뿔소'(쉽게 간과하는 위기)
학군 문제,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급증 등이 부동산 시장 거품 부추겨

중국 상하이 푸동 야경.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상하이 푸동 야경.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표적인 4대 도시(중국에서는 1선도시라고 부른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집값이 전년 동기(2019년 12월)보다 무려 8.6%나 올랐다. 특히 광둥성 선전은 14.1%나 치솟았다. 상하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베이징은 명문학교가 몰려 있는 하이뎬구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중국 국무원 소속 경제일보 인터넷판 중국경제망은 3일 최근 중국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출규제가 얼마나 계속될지 전망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많이 뛴 것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금융기관이 시중에 많이 풀어준 돈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갔기 때문이라고 해당매체는 분석했다. 가계생활자금으로 쓰라고 은행이 개인에 빌려준 돈과 기업경영에 숨통을 트라고 빌려준 돈이 엉뚱하게 부동산 거품을 부추긴 셈이다. 학군이 좋은 도심 지역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주변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린 것도 최근 부동산값 상승의 특징이다. 외국에 자녀를 유학 보내려던 가정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유학길이 막히자 국내 잔류를 선택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5년 말 중국이 한자녀 정책을 폐지한 뒤 태어난 아이들이 앞으로 1, 2년이 지나면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한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진학하는 아이들이 급증하면서 일류 학교가 많이 몰려 있는 이른바 학군 좋은 곳에 아파트를 장만하겠다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집값이 치솟자 지난 며칠 동안 베이징, 상하이, 선전은 부동산 대출규제 정책을 앞다퉈 내놓았다. 베이징시 은행보험감독국은 지난 1일 소비자와 기업이 받은 대출이 부동산을 사는 데 들어갔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상하이시 은행보험감독국은 지난달 29일 부동산대출 관리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집값의 자금원과 상환능력 심사를 엄격하게 하기로 했다. 선전시 주택건설국은 아파트를 살 때 세금을 적게 내려고 허위 이혼이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을 경우 3년 동안 아파트를 사지 못하도록 하는 처벌을 내리기로 했다. 부동산 업계가 더욱 긴장하는 것은 국무원 주택도시농촌건설부 2인자인 니홍 부부장이 최근 상하이와 선전을 둘러보면서 부동산 시장 상황을 직접 챙겼다는 점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추가 부동산 규제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신호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과열하면 서둘러 꺼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야 전체 거시경제의 안정과 발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제를 한다고 해도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거나 단기적으로만 유효하다는 게 문제다. 부동산은 신용대출을 비롯한 금융문제, 교육문제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궈수칭 중국 은행보험감독 관리위원회 주석은 "부동산은 현재 중국 금융 리스크의 가장 큰 회색 코뿔소(쉽게 간과하는 위기)"라고 경고했다. 중국 대도시 집값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부동산시장이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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