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진출설에 19일 홍콩증시서 주가 폭등
세계수준 사물인터넷 플랫폼이 장점...막대한 자금투입 '관건'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휴대전화를 만드는 샤오미 그룹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한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지난 19일 홍콩증시에서 샤오미 주가가 출렁거렸다.

중국 뉴스 사이트 '완뎬 레이트 포스트(晩點 Late Post)'는 "샤오미가 자동차산업 진출을 결정했으나 구체적인 형식과 절차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며 "창업자 레이쥔 회장이 자동차 산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샤오미 주가는 장중 한때 32.79 홍콩달러까지 폭등했다가 결국 30.65 홍콩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진폭이 16.67%에 이르렀고 하루 거래액은 134억5000만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샤오미 그룹은 "좀 더 지켜봐 달라, 현재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 경제신문인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짐에 따라 샤오미가 세계적인 수준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자동차산업에 뛰어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샤오미 스마트폰 자판기.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샤오미 스마트폰 자판기.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실제로 샤오미는 스마트폰이 주요 사업이기는 하지만 사물인터넷 플랫폼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로 꼽힌다. 지난해 2분기 인공지능 스피커, 공기청정기, 스마트 TV를 비롯해 사물인터넷 연결기기(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제외)는 2억7100만대에 이른다. 5개 이상 샤오미 인터넷 연결기기 이용자는 510만 명이다.

자동차에 ICT 기술을 융합하는 스마트 자동차가 PC, 휴대전화에 이어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르면서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까지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샤오미가 끝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포털 시나낫컴에 따르면 샤오미가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다는 소문은 처음이 아니다. 레이쥔 창업자는 자동차 산업에 관심이 많았다. 지난해 11월 샤오미가 전기차업체 BYD와 손잡고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신에너지차를 내놓을 것이라며 사진까지 인터넷에 떠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이 '가짜뉴스'라고 부인했고, 이후 소문은 사그라졌다가 이번에 다시 불거진 것이다.

앞서 2014년에도 샤오미가 자동차를 만든다는 소문이 번졌고, 실제로 샤오미는 자동차 관련 특허 9건을 신청했다. 2015년과 2016년, 레이쥔 창업자는 투자회사 순웨이 캐피털을 통해 전기차 제조업체 웨이라이자동차, 샤오펑자동차에 투자해 눈길을 끌었다. 웨이라이와 샤오펑이 상장했을 때 레이쥔은 두 회사 보유이 5%도 되지 않았지만 샤오펑이 2019년 11월 4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을 때,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21세기 경제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특히 신에너지차를 만드는 것은 복잡하고도 방대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높은 수준의 연구개발, 부품업체들과의 긴밀한 제휴, 넓은 판매망까지 두루 챙기려면 자동차 산업 진출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막대한 자금 압력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웨이라이자동차도 진출 초기 큰 소리를 쳤지만 2019년 113억 위안 적자를 낸 것을 비롯해 창업 3년 만에 웨이라이는 누계 손실이 267억6000만 위안까지 늘었다. 샤오미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서 이룩한 가성비의 위력을 자동차 산업에도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해당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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