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 앤트그룹 겨냥 온라인 대출 규제 강화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금융당국이 온라인 대출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를 추진키로 했다.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은보감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업은행 온라인 대출업무 규범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고 홍콩 일간지 명보가 21일 보도했다.

은보감회는 이번 통지를 통해 "은행이 온라인 대출을 할 경우 합작 파트너 출자 비율이 30% 아래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 내용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온라인 소액대출 업무관리잠정 시행방법'과 같은 것으로 알리바바 계열 앤트그룹을 비롯한 온라인 대출 플랫폼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해당매체는 전했다.

중국 이용자 5억 명은 문턱이 은행보다 낮은 앤트그룹 온라인 플랫폼 대출을 통해 지난해 6월 말 기준 1조7300억 위안(2630억 달러)을 빌렸다. 이중 앤트그룹이 직접 조달한 돈은 전체 2%에 불과했다. 나머지 98%는 은행, 신탁회사, 증권회사를 통해 대출금을 조달했다. 앤트 그룹은 지난해 6월 말 현재 소비자 대출 상품인 화베이, 제베이를 활용해 대출 플랫폼 수입으로 285억8600만 위안(그룹 전체 수입의 39.4%)을 올렸다.

중국 앤트그룹. /사진=뉴시스.
중국 앤트그룹. /사진=뉴시스.

중국 금융 당국은 앤트 그룹과 같은 합작 파트너 대출 플랫폼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앞으로 대출 비용 30% 이상을 합작 파트너가 직접 조달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규정이 시행될 경우 앤트 그룹은 추가적인 자금조달 부담을 안게 된다.

중국 포털 텐센트 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금융서비스 업체 모닝스타는 앤트그룹이 중국 금융 당국의 기준을 충족하려면 자본금을 540억 위안 확충해야 하며 앤트그룹 기업가치도 당초 예상했던 2800억 달러에서 절반인 1400억 달러까지 줄 수 있다고 보았다. 홍콩 명보는 "새로운 규범은 온라인 대출을 줄여 대출 합작 파트너인 온라인 대출 플랫폼 리스크(위험)로 은행이 흔들리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은보감회는 최근 일부 지방은행이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업무구역을 맹목적으로 확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방은행 온라인 대출은 허가받은 곳에서만 영업을 할 수 있을 뿐 다른 지방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밖에 은보감회는 집중도와 관련해 "은행과 단일 합작 파트너가 제공하는 대출 잔액은 은행 순자본의 25%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제한했다. 이와 함께 대출 총량과 관련해 "은행과 전체 합작 파트너가 공동으로 제공한 온라인 대출 잔고는 전체 50%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제한을 두었다. 은보감회는 출자비율과 지역을 넘어선 경영제한 규정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고, 집중도와 대출 총량에 대한 규정은 각 은행이 오는 7월17일까지 개선방안을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이번에 은보감회가 내놓은 은행 온라인 대출 업무 규범은 지난해 7월 발표한 '상업은행 온라인 대출관리 잠정시행 방법' 이후 일부 금융기관이 여전히 온라인 대출과 관련해 위험을 안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감독 관리를 강화하고 관리 기준을 통일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명보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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