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편드는 호주"...중국, 투자 축소 · 농산물 검역 강화 등 나서
화웨이 호주 연구개발센터 폐쇄, LNG 수입국 변경 등 추진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이 안보와 관련해 미국 편을 철저하게 들고 있는 호주에 대해 전방위 경제적 압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는 크게 줄었고, 중국 정부는 호주산 농산물에 대한 검역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중국 인터넷 뉴스사이트 투데이 헤드라인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호주 투자는 50억 위안에 불과했다. 이는 한창 중국의 호주에 대한 관심이 높았을 때인 2014년 829억 위안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80억 위안 줄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중국 정보통신업체 화웨이는 호주 5G 네트워크 건설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으나 호주 정부가 미국의 화웨이 배제 방침에 동조하면서 1억 호주달러 연구개발 투자를 중단하고 호주연구개발 센터를 폐쇄했다고 해당 언론은 보도했다. 화웨이가 채용한 호주 현지 직원도 1200명에서 200명 이하로 크게 줄였고, 앞으로 더 줄일 계획이라고 해당 언론은 전했다.

중국 칭다오항 컨테이너들. /사진=AP, 뉴시스.
중국 칭다오항. /사진=AP, 뉴시스.

중국의 호주 투자가 급감한 것은 호주의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인 태도에다 호주 정부가 투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이 언론은 분석했다. 지난 1월 중국 대형 국유기업 중국건축이 15억 위안을 들여 호주 부동산개발업체 프로빌드를 인수하려 했으나 호주 정부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불허했다고 해당 언론은 전했다. 그동안 중국의 호주 투자는 전체 45%를 부동산이 차지했다. 광업 40%, 제조업 15% 순이었다.

중국의 호주에 대한 압박은 천연자원 분야에서도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해양석유는 중국 겨냥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 정상회의가 열린 직후인 지난 15일,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와 비망록에 서명해 말레이시아가 생산한 액화천연가스를 중국이 수입하기로 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입국으로 이중 59%를 액화천연가스(LNG)로 수입했다. 중국해양석유의 이번 행보는 세계 최대 LNG 수입국 호주를 겨냥해 말레이시아로 수입국을 바꾼 것이며 자원수출로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호주에 대한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해당 언론은 전망했다.

동방위성TV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해 4분기 호주산 원목에서 규정 이상 살충제가 검출됐다는 것을 이유로 호주 6개주에서 가공한 원목 수입을 중단시켰다. 중국 정부는 호주산 쇠고기, 보리, 와인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고, 호주산 석탄과 민물새우에 대해 검역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전국농민연합회는 중국과 무역마찰로 대중 농산물 수출길이 막히면 호주 농업은 369억 호주달러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해당 언론은 호주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양국 무역이 95% 줄면 호주 GDP(국내총생산)는 6%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두 나라 무역이 중단된다면 호주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지만 중국은 모기에 물린 것처럼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동방위성TV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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