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휴일 갑자기 전해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심폐소생술 시술 소식에 경제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 입원과 관련해 삼성측은 표면적인 움직임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날 "초기 응급치료가 신속하고 적절히 이뤄진데다 삼성서울병원에서의 시술도 잘 진행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비상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은 외국 출장중 급거 귀국했다.
 
삼성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이날 이 회장의 응급 시술과 관련, 병원 안팎에서 긴급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등기이사에서 사퇴한 상태다. 하지만 이 회장은 등기이사직만 갖고 있지 않을 뿐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귀국후에는 삼성의 마하경영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삼성 SDS상장 문제와 그룹 미래전략실 인적 개편문제 등도 이 회장 귀국후 급격히 이뤄진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심장 건강 문제로 삼성의료원에 입원한 것이다. 일단 이 회장은 위험한 상태는 넘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의료진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언제 퇴원할지에 대해선 아직 말을 아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당분간 주요 계열사와 그룹 경영을 위한 구체적인 의사결정은 매주 수요일 오전 서울 강남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계열사 수요사장단회의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껏 각 계열사 경영진이 맡아서 잘 해오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 옆에서 실무적인 부분을 챙기고 최근 대외 중요행사 참여빈도를 높여온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 변화 여부에도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지금까지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을 여러면에서 보필해왔다. 그러나 이번 일로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의 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재계는 이 회장의 입원이 삼성그룹 경영 불확실성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지난달 17일 귀국 이후 출근 경영을 하면서 그룹 내 경영 혁신을 이끄는 등 중요한 행보를 계속해왔다"며 "이 회장의 건강이상 소식은 최근 속도감을 내고 있는 후계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일 미래전략실의 사장급 등 팀장들을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인사·홍보·법무 책임자로 전진 배치하는 등의 인사를 단행했다.
 
또한 지난 8일에는 비상장사인 삼성SDS의 연내 상장 결정을 내리면서 이 회장의 세 자녀에게 2조원이 넘는 지분보유가치를 안겨주는 계획도 내놨다.
 
삼성은 이제 핵심 부문인 건설과 금융쪽 사업재편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와관련, 증권업계는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흩어져있는 건설부문 사업조정도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금융계열과 관련해서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분 정리 작업이 속도를 더해갈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계는 한국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삼성과 이건희 회장의 비중이 워낙 크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건강이 하루 빨리 회복되길 염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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