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개발도상국 경제 여력 축소가 주 요인
중산층 작년 5400만명 줄어...세계 경제 양극화 갈수록 심각해져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세계 중산층이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회사인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추계에 따르면 세계 중산층은 지난해 5400만명이 감소해 1990년대 이후 약 30년 만에 감소됐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또한 저소득층은 2100만명, 극빈층이 1억3100만명 각각 증가했다. 영국과 독일의 총인구를 합친 약 1억5000만여명이 2020년에 이러한 사회경제적 사다리에서 한 단계씩 미끄러져 내려갔다. 남아시아나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제국에서 침체가 눈에 띄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경제 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추세 중 하나가 세계 중산층 대두였다. 개발도상국의 소득 증가로 매년 수백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가운데 이러한 소비자층이 앞으로 점점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글로벌 기업의 사업계획이나 전문투자가 포트폴리오 전략의 대전제가 돼 왔다.

하지만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일변하면서, 이러한 경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중산층의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축소 전환은 앞으로도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필리핀 마닐라 만달루용 거리. /사진=AP, 뉴시스
필리핀 마닐라 만달루용 거리. /사진=AP, 뉴시스

세계 중산층에 대한 정의는 오래 전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이 돼 왔다. 10여 년간 이 주제를 연구해온 퓨리서치는 하루 10.01~20달러를 버는 사람들을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각국과 지역 구매력 차이를 감안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 분석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하루에 20.01~50달러를 얻는 사람들을 상위중간층으로 분류한다(일급 50달러는 미국 최저임금 노동자가 8시간 근무했을 경우, 세금전 소득을 밑돈다). 한편, 브루킹스연구소 등이 활용하는 정의는 1일 10~100달러로 보다 폭넓다.

퓨리서치의 중간소득층과 상위중간층을 합치면 약 25억 명에 달해, 세계 총인구의 3분의 1에 상당한다. 이 같은 숫자에는 많은 사람의 부침을 말해주는 스토리가 있다. 어렵게 성공을 거둔, 월급 좋은 일자리를 하루아침에 잃게 되는 일이 생기고 있다. 저녁식탁에 스테이크를 올리거나 자택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이전에는 가능했던 사치가 현재는 불가능해지고 있다. 자가용 구입이나 아파트를 빌려 혼자 사는 꿈도 미뤄졌다.

앞날은 최근 몇 년에 비해 훨씬 불투명하다. 퓨리서치 정의로는 세계 중산층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은 빠르게 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신흥국의 경제 전망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최신 세계경제 전망에 따르면 2024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가 없었던 상황에 비해 3%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서구 선진국에 비하면 경제 살리기를 위한 개발도상국의 재정 여력이 적은 것이 주요인이다.

세계은행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의 2차적 영향을 우리가 이해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장률 반등이 지속적인 경기회복으로 오해되고 있다"고 미디어에 우려를 표명했다.

개도국에서는 백신이 아직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입수되지 않아 접종 진전은 훨씬 더디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많은 신흥국에서는 코로나19 이전 몇 년간에 걸쳐 소비자나 소규모 기업에 대한 융자가 급증해왔기 때문에, 은행은 이것이 화근이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금융기관이 여신을 억제해 경제 회복이 한층 더 늦어질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나아가 일부 나라에서는 확대되는 채무에 견디지 못하고, 앞당겨서 긴축 모드로의 전환을 피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율은 억제되고 있지만, 브라질 등에서는 식품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어, 중앙은행이 벌써 금융긴축으로 변하고 있다.

이 전문가는 세계경제가 '양분'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매우 긴 1년이 되고 있으며, 그 피해가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이 매체에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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