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출생률 10~20% 줄어...인구감소 대책 속속 나서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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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신생아 출생수가 전세계적으로 급감하고 있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상황이나 장래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코로나19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 많은 나라에서 출생수가 10~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촌 전체에 이러한 흐름이 정착될 경우, 지속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제시했다.

유럽에서 최초로 코로나 감염 확대 중심지가 된 이탈리아에서는 작년 12월 출생수가 전년 동월 대비 22% 줄어 들었다. 스페인과 프랑스는 올 1월 출생수가 각각 20%, 13% 감소했다.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에 따르면 프랑스는 1975년 이후 가장 많이 준 것으로 기록됐다.

"부부가 아이를 낳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INSEE의 담당자는 이 미디어 취재에 피력했다. 배경은 코로나19 감염 확대다.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자가 많은 병원을 찾으며 출산하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커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경제를 이끌어야 할 미국에도 출생수 위기가 닥쳤다. 미국 전체 데이터는 아직 없지만, 월간 데이터를 공개하는 미국 코네티컷주는 올해 1월 출생수가 전년 동월 대비 14% 줄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추계에 의하면, 미국 인구는 올해 전년 대비 0.2% 증가 수준으로 신장률이 둔해질 전망이다. 스페인 감기 유행으로 0.1% 줄어든 19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와 트럼프 전 행정부의 이민 억제책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최신 통계는 없지만 홍콩의 1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6%, 대만은 23% 각각 줄었다. 한국은 같은 기간 6.3% 감소했고 아시아도 출생 감소세가 확대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저출산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 한 여성이 평생에 낳는 자녀의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여성의 사회 진출 등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계속 떨어져 2000~2005년 평균 2.65였지만 2019년에는 2.5로 떨어졌다. 2.1을 밑돌면 인구가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 각국이 인구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전에는 전쟁이나 공황, 재해 후에 베이비 붐의 반동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후에는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일하는 18~29세의 17.4%가 코로나19로 실업 또는 휴업했다. 고용 타격은 젊은이일수록 크고, 변이 바이러스 감염도 계속되어, 장래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일본의 저출산도 한층 심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출생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한 6만3742명이었다.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의 1월 분만수는 126건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약 30% 줄었다.

작년 4월 일본 전국에 긴급사태 선언이 나온 후 침체가 컸다. 코로나19 여파로 혼인 수도 크게 줄었다. 올해 일본 연간 출생수(외국인 제외)는 80만명을 밑돈다는 민간단체 추산도 있다.

일본의 제일생명경제연구소 한 전문가는 최근 이러한 출생 상황이 계속될 경우, 일본 인구는 2049년에 1억 명을 밑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국은 향후 경제성장에 직결되는 인구감소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이탈리아는 7월부터 월 250유로(약 33만원)의 아동수당을 21세가 될 때까지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일본도 스가 총리가 '어린이청' 창설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출생수 쇠퇴가 계속될 경우, 생산연령인구가 줄어 들고, 고령자를 떠받치는 구조의 사회보장도 성립할 수 없게 된다고 이 매체는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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