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에 중국 철강, 구리, 아연 등 제조업 원재료 선물가격 껑충
가전 업계, 원가상승으로 출고가 잇따라 올려...자동차 업계는 원가급등에 고민

중국 건설 현장.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건설 현장.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에너지, 금속, 농산품 등 대종 상품(벌크스톡)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1월~3월) 구리, 아연, 철강재 등 제조업 원재료 선물 가격은 지난해 1분기보다 50% 이상 올랐고, 현물 가격도 두 자릿수 오름세를 기록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중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철강가격이 신기록 경신을 거듭하면서 3월 말 현재 철근은 1월초와 비교하면 톤당 500 위안 올랐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중후판 가격도 톤당 800위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중순부터 철강재 재고가 줄고 있고, 철근은 재고 감소폭이 가장 큰 품목이라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대종 상품 무역에 20년 이상 종사했다는 류후이는 해당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석탄 수송선이 항구에 대기하면서 석탄을 하역하는 동안에도 석탄값이 톤당 30위안 이상 올랐다"며 "이런 일은 평생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전선에 사용되는 공업용 구리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지난 9일 현재 중국 국내 구리값은 톤당 6만6000위안까지 올랐다. 중국 정부도 물가 오름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 제50차 회의는 물가의 기본적인 안정을 유지하겠다면서 특히 대종 상품 가격흐름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해당 언론은 보도했다.

원자재 영향이 가장 큰 업종은 가전업계이다. 중국 유명 가전업계 책임자는 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전제품은 구리, 아연, 철강재, 플라스틱 등 원재료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는다"고 말했다. 가전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이미 올렸고, 올해 1분기에도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지난달 가전업체 미디어는 냉장고 출고가를 10%~15% 올렸고, 필립스는 소매가를 5%~17% 올렸다. 자동차도 원자재 가격 파급효과가 큰 업종으로 꼽힌다. 띠강(강재스트립), 고무, PVC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은 지난해 동기대비 20%~30% 올랐다고 해당 언론은 전했다. 자동차 업계는 생산원가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출고가에 당장 반영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대종 상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다고 신화통신은 분석했다. 세계 각국이 위기를 맞은 경제를 구하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폈고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대종 상품 가격 오름세를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 동광산이 타격을 입었고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상인 브라질 발레도 철광석 생산량을 줄이면서 세계 구리와 철광석 가격이 올랐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더욱이 올들어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세계경제가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대종 상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업자 류후이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구리, 아연, 철강재 생산은 갈수록 줄고, 중국 제조업 회복세가 가속화할 경우 올해 금속 원재료 가격은 계속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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