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건설 부채 5조위안 증가...막대한 빚에다 이용률 저하 고민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 전역에 불었던 고속철도 건설 열기가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시사주간지 중국신문주간은 지난 19일 중국 국무원이 '철도건설 계획에 대한 의견'을 지난달 발표해 고속철도 건설을 가능한 한 억제하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고속철도 건설 속도조절 배경을 보도했다.

중국은 2014년부터 해마다 8000억 위안씩 신설 철도 건설에 투입했고, 이중 절반 이상을 고속철도 건설에 사용했다. 업계는 지난해도 철도투자가 80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철도 고정투자는 7819억 위안에 그쳤다. 교통운수부와 철도건설을 담당하는 국유기업인 국철집단(옛 철도부)은 올해 철도 투자계획이나 투자금액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고속철도 건설에 제동이 걸렸음을 보여주었다고 해당 매체는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은 고속철도와 일반철도의 불균형 문제가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과 2016년 발표한 '중장기 철도망규획'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철도 15만km, 고속철도 3만km 건설을 각각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말 현재 중국 전체 고속철도는 3만7900km로 목표를 완성한 반면 전체 철도 노선은 14만6400km에 그쳐 목표보다 3700km모자란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중국 고속철도 횡단교 건설현장.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고속철도 횡단교 건설현장.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왕밍 국가발전개혁위 종합운수연구소장은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고속철도가 예상 목표를 조기 달성한 반면 일반 철도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지방마다 생색이 나는 고속철도 건설에는 총력을 기울였고, 일반 철도 건설은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쑨장 상하이 퉁지대학 철도도시궤도교통연구원 교수는 해당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국무원이 제시한 의견은 중국 고속철도 건설에 제동이 걸렸다기보다 속도조절, 다시 말해 감속에 들어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속철도 건설은 목표를 조기 달성했지만 거액의 빚더미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해당 언론은 지적했다. 고속철도 건설이 주로 채무 융자에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철집단 총부채는 2005년 4768억 위안에서 지난해 5조5700억 위안으로 늘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지난해 3분기 현재 국철집단 자산 부채율은 65.88%를 기록해 다른 중앙국유기업보다 1.5% 포인트 높았다는 것이다.

중국 고속철도 건설은 인구밀도가 높고 경제가 발달한 동부 연안지방에서 인구밀도가 적고 경제가 상대적으로 낙후한 중서부지방으로 확장하는 추세라고 이 언론은 분석했다. 지방정부마다 고속철도를 짓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건설비 상당부분을 지방정부가 안고 있다는 것이다.

막상 고속철도를 짓고 난 뒤 실제 이용률이 낮은 것도 고민이라고 이 언론은 지적했다. 중부지방 허난성 정저우~서북지방 산시성 시안 고속철도는 운영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좌석 이용률이 50%에 이르지 못하고, 지난해 14억 위안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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